[비즈니스포스트]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중견 업체 코스메카코리아가 1분기 시장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보인다.
수주는 호황이었지만 국내 법인에서 외주업체를 활용하는 비중이 늘어난 탓에 수익성을 확대하는 데 제약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메카코리아는 2026년 1분기 매출 1698억 원, 영업이익 206억 원을 낸 것으로 예상됐다. 사진은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코스메카코리아 사옥. <코스메카코리아>
코스메카코리아는 미국 법인에서 수익성 개선 효과를 낸 자동화 설비를 국내 법인에도 도입하고 있는데 이르면 하반기부터는 수익성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증권가 전망을 종합해보면 코스메카코리아가 1분기 시장의 기대를 밑도는 영업이익을 냈을 것이라는 시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메카코리아는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698억 원, 영업이익 206억 원을 낸 것으로 예상됐다. 2025년 1분기보다 매출은 43%, 영업이익은 67% 늘어나는 것이다.
다만 일부 증권사에서는 회사의 최근 비용 구조를 반영하면 영업이익이 해당 예상치보다 10%가량 낮은 186억 원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매출은 기대치와 유사하지만 원가 부담을 반영해 이익 전망치를 보수적으로 조정한다는 것이다.
코스메카코리아는 최근 국내 인디 브랜드의 글로벌 진출 흐름이 강화되면서 수주 물량이 크게 늘어난 덕분에 매출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화장품 수출액은 1억1천만 달러(1622억 원)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부터 코스메카코리아가 2026년 최대 실적을 경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미국법인은 2025년 12월 기준 고성장 인디 브랜드 매출 비중이 전체의 10%를 넘어섰다"며 "국내외 고른 매출 성장을 바탕으로 상장 이래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생산 물량 증가에 따라 원가 부담도 함께 확대되며 영업이익 성장에는 제약이 걸린 것으로 보인다.
통상 화장품 ODM 업체의 경우 수주 물량이 늘어날수록 고정비가 분산되며 이익률이 개선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생산설비와 인력 등 고정비 비중이 높은 만큼 가동률이 상승할수록 추가 매출이 이익으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스메카코리아는 늘어난 수주 물량을 자체 생산으로 모두 소화하지 못하는 현실적 제약 탓에 외주 활용을 확대하면서 이익률을 크게 높이는 데는 다소 발목이 잡힌 것으로 파악된다.
손민영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법인은 2026년 1분기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개선 폭이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며 "생산 물량 증가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외주 업체의 활용으로 원가 부담도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인디 브랜드는 출시 주기가 짧고 물량 변동성이 커 일부 공정을 외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회사는 공정 효율을 높이기 위한 '자동화 설비'를 적극적으로 확대하며 외주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구조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코스메카코리아 사옥. <코스메카코리아>
실제로 코스메카코리아는 외주가공비와 외주비를 합친 '외주 비용'이 2024년 466억 원에서 2025년 690억 원으로 4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2% 증가했는데 외주 비용의 증가 속도가 매출 증가 속도보다 두 배 이상 빨랐던 셈이다.
국내 법인의 생산 실적도 감소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법인의 생산능력은 4억5688만 개에서 5억2246만 개로 늘어났지만 실제 생산량은 2024년 1억6423만 개에서 2025년 1억4365만 개로 줄어들었다.
늘어난 수주를 내부 생산으로 충분히 흡수하지 못한 결과로 해석된다. 인디 브랜드는 출시 주기가 짧고 물량 변동성이 커 일부 공정을 외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은데 코스메카코리아 역시 수주 초기에는 외주로 납품 기한을 맞추고 내부 생산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병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메카코리아 관계자는 "ODM·OEM 특성상 생산량은 설비보다 인력 배치나 공정 전환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며 "실제 생산능력과 생산량 사이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메카코리아가 공정 효율을 높이기 위한 '자동화 설비'를 적극적으로 확대하며 외주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구조 전환을 추진하는 것은 이런 상황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코스메카코리아는 2006년부터 자체 생산 시스템 'CPS'를 개발해 원스톱 생산 시스템을 구축해왔다. 개발 당시 제조 공정의 표준화와 자동화 수준을 높여 가동률 제고 및 생산성 향상 효과를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자동화 설비는 2024년 미국법인에 먼저 도입돼 이익률 개선 효과를 입증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법인의 2025년 영업이익은 2024년보다 99% 증가했는데 회사는 자동화 설비로 인한 생산 효율을 수익성 확대 원인으로 꼽았다.
업계에서는 국내 법인에서 자동화 설비가 본격 가동될 경우 외주 비중 축소와 함께 수익성 개선이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코스메카코리아는 국내에 2025년 하반기 설비 자동화를 본격적으로 도입했는데 하반기에 이 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내 법인은 매출과 비교해 이익 증가율이 아쉽지만 2026년 하반기부터는 자동화 설비 효과로 이익 개선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