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8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국내외 경기흐름과 금융시장 여건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상황을 지켜보려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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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
한국은행은 23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1.25%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6월 0.25%포인트 내린 뒤 8개월 연속 동결했다.
한국은행은 미국 트럼프 정부의 정책과 미국 금리인상, 가계부채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금융안정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국제금융시장은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는 등 대체로 안정된 모습”이라며 “글로벌경제의 회복세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정책방향과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속도, 보호무역주의 확산 움직임, 유로지역의 정치적 불확실성 등에 영향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내경제는 소비부진으로 내수 회복세가 미약했으나 수출이 개선되면서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판단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올해 2~3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1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보면 참석자들은 기준금리 인상이 가까운 시일에 이뤄질 수 있다는 의견을 나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도 불안요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면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는 수출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한국이 미국의 환율조작국에 지정될 가능성도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가계부채도 금리동결의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지난해 가계신용 잔액(잠정치)은 1344조3천억 원으로 2015년보다 11.7% 늘었다. 연간 증가액 141조2천억 원은 사상 최대수준이다.
한국은행은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완만하여 수요 측면에서 물가상승 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과 그 영향, 미 연준의 통화정책, 가계부채 증가세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