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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림사 무승들의 시연 모습 |
중국 무술의 본산인 소림사가 도마에 올랐다. 지나치게 영리를 추구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하지만 스융신 제 30대 소림사 주지는 상업적 행보를 통해 소림사의 성장을 이끌고 중국문화와 불교를 널리 전파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 대기업 소림사의 영리 추구
소림사가 지난 1일 대변인 모집광고를 냈는데 대학교수를 비롯해 해외유학파, 중앙언론사 경력자 등 300명이 몰렸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5일 보도했다.
소림사의 구인광고에 이렇게 많은 인력이 몰려든 데 대해 소림사가 상업적 행보를 넓히면서 위상이 변했기 때문이라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소림사는 지난달 소림 무술을 주제로 한 유료 모바일 게임사업에도 뛰어드는 등 상업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태권도와 가라데 등 각종 무술의 고수들을 초청해 최고를 가리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쉽게 말해 이종격투기 대회를 열자는 것이다.
소림사는 2000년대에 접어들어 이미 대기업으로 성장했으며 현재 9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소림사는 무술쇼와 무술학교, 영화 및 TV프로그램 제작, 기념품 및 무술서적 판매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영리를 추구하고 있다.
스융신 주지는 소림사의 이런 변화를 주도했다. 그는 미국 경영학석사(MBA) 출신으로 뛰어난 사업수완을 발휘해 황폐해진 소림사를 재건했다고 평가받는다.
스융신은 1998년 승려들의 무술공연을 담당하는 ‘소림사 실업발전 주식회사’를 내놓으며 영리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채식 판매, 의약품 제조 등으로 사업분야를 넓혀 나갔다.
소림사의 승무원장을 맡은 한 승려는 “1980년대 소림사는 먹을 것도 없었고 건축상태도 나빴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영리사업을 시작한 후 많이 발전했다”고 말했다.
소림사는 과거 공산당의 종교 탄압 등으로 쇠락의 길로 접어든 적이 있다. 사찰에 소속된 토지가 몰수당하고 승려들이 뿔뿔이 흩어졌다. 1980년대 후반 승려가 10명도 안 될 정도였다.
◆ 지나친 상업화에 비판여론 많아
최근 중국 내부에서 소림사가 재건을 뛰어넘어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여론이 많이 나오고 있다. 신성한 종교단체가 돈벌이에 골몰해 영리단체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소림 무술이 승려들의 수행법에서 비즈니스 수단으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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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융신 소림사 주지 |
평론가 왕다웨이도 “최근 소림사의 변화는 소림사의 근본마저 배반하고 있다”며 “소림사가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깨끗한 마음으로 몸과 정신을 수련하는 선(禪)과 무(武)의 결합에서 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소림사는 이런 상업화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소림사는 오히려 이를 통해 불교와 중국문화를 전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스융신은 “소림사의 이익추구는 부처님의 말씀을 널리 전하기 위한 것”이라며 “소림사의 자회사들은 합법”이라고 말했다.
소림사는 496년 세워졌으며 유서 깊은 선종불교 사찰이다. 달마대사가 6세기 초 9년 동안 이곳에서 면벽 수행을 하고 중국에 선종을 보급하면서 명성이 높아졌다. 소림사는 중국 선종 5가(家)의 한 종파인 임제종의 본산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