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로봇 자회사 '레인보우로보틱스'와 시너지를 강화하며 로봇 사업을 '뉴삼성'의 새 먹거리로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지난해 자회사로 편입한 국내 로봇 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이재용 회장의 '뉴삼성'의 한 축을 담당할 핵심 병기로 떠오르고 있다.
이 회장은 '세상에 없던 제품을 만들겠다'며 삼성의 미래 성장동력을 찾고 있는데, 반도체 다음 먹거리 후보 1순위로 로봇이 꼽히고 있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 제조 계열사의 글로벌 생산시설에 레인보우로보틱스 로봇을 투입, 우선 그룹 내 '산업용 로봇' 생태계를 형성한 뒤 점차 사업 영역을 넓혀갈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전자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가 2024년 12월 자회사로 편입한 레인보우로보틱스의 기업가치가 최근 급등하면서, 삼성의 투자 수익이 4조 원대 이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2023년 초 868억 원을 투자해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분 14.7%를 확보했고, 2024년 말 1주당 6만8719원에 콜옵션(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지분율 35%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삼성전자의 레인보우로보틱스에 대한 누적 투자액은 약 3542억 원으로 추산되는데, 27일 기준 레인보우로보틱스 주가는 65만 원으로 삼성전자 보유 지분 35%의 시장가치는 4조4400억 원에 달한다. 3년 만에 10배 이상의 투자 수익을 거둔 셈이다.
게다가 2029년 3월까지 2차 콜옵션을 행사하면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을 최대 59%까지 확보할 수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내 최초 인간형 이족보행 로봇 '휴보(HUBO)' 개발을 통해 확보한 핵심 부품과 요소 기술을 바탕으로 산업용 협동로봇을 개발하고 있는 국내 시가총액 1위 로봇 기업이다.
협동로봇은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안전하게 협력하며 일하도록 설계된 로봇을 말한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휴보 외에도 6축 협동로봇(관절 6개) RB5-850, RB3-1200, 4족 보행 로봇 'RBQ' 시리즈를 통해 제조·물류·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 진입하고 있으며, RBQ는 '2025 대한민국 올해의 10대 기계기술'로 선정되기도 했다.
| ▲ 레인보우로보틱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2'. <레인보우로보틱스> |
삼성은 레인보우로보틱스 로봇을 전 세계 생산기지에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13일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언급하면서 "설비 클리닝을 로봇팔로 수행하거나 유지·보수 작업을 자동화로 전환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대표이사 사장도 지난 5일 미국 'CES 2026' 개막 전 기자간담회에서 "레인보우로보틱스와 협업해서 피지컬 AI 엔진 등을 개발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여러 제조 거점을 가지고 있고, 그 거점에서 많은 자동화가 이뤄지는 만큼 산업용 로봇 사업을 최우선으로 진행하겠다"고 했다.
우선 통제된 삼성 계열사 공장 라인에서 로봇의 정밀도와 신뢰성을 검증한 뒤, 서비스나 가정용 로봇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것이다.
돌발 변수가 많은 가정과 달리, 규격화된 공장은 로봇이 안정적으로 데이터를 학습하기에 적합한 환경이다. 또 아직 수요가 불확실한 가정용 로봇에 비해 산업용 로봇은 수요가 확실하다.
권명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전통적 산업용 로봇 시장은 성숙기에 진입했으나, 인간과 공존하는 AI 기반 협동 로봇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특히 우리나라는 대미 관세 영향으로 대기업을 비롯한 다수의 기업들이 미국 내 공장 구축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산업용 로봇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재용 회장은 로봇을 '뉴삼성'의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대표이사 직속의 미래로봇추진단을 중심으로 휴머노이드를 비롯해 액츄에이터,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미래로봇추진단은 카이스트(KAIST) 교수이자 레인보우로보틱스 공동창업자인 오준호 단장이 이끌고 있다.
올해 3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세종시 세종테크밸리 신규 공장과 사옥이 완공되면, 신규 제품 개발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로봇 기술력은 점차 강화되고 있다. 최근 일본 닛케이아시아는 특허조사업체 렉시스넥시스 자료를 인용, 삼성전자의 피지컬 AI와 관련해 출원된 특허의 양과 질이 세계 4위라고 보도했다.
추가 기업 인수합병(M&A)이 이뤄질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로보틱스 AI 스타트업 '스킬드AI'에 1천만 달러(약 146억 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메타 AI 연구원 출신들이 2023년 설립한 스킬드 AI는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범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곳으로, 기업가치는 최대 140억 달러(약 20조6천억 원)로 평가받고 있다.
노태문 사장은 "공조·전장·의료 테크·로봇 분야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관련 인수합병에도 집중하겠다"고 앞서 밝혔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