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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래리 페이지 구글 CEO와 팀 쿡 애플 CEO |
삼성전자의 글로벌 라이벌인 구글과 애플은 올해 상반기에만 모두 40여 기업을 인수했다. 매주 2개꼴로 세계 알짜기업을 빨아들이고 있다.
중국의 3대 IT기업들도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바이두는 올해 상반기에 33개 회사를 인수하는데 105억 달러를 쏟아 부었다.
이들 기업들은 한결같이 인수합병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려고 한다.
그러나 이들 기업들은 뚜렷한 원칙을 세워놓고 인수합병을 추진한다. 구글의 래리 페이지는 이른바 '칫솔 테스트'를 통해 인수합병 대상을 고른다. 애플의 팀 쿡은 "할 수 있는 분야만 한다"는 목표로 인수합병을 추진한다.
◆ 래리 페이지의 인수합병 원칙 ‘칫솔 테스트’
구글은 지난해 12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앞으로 최대 300억 달러를 미국 이외 지역에서 기업 인수합병에 쓸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해외 현금자산 345억 달러 대부분을 인수합병에만 사용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구글은 최근 3년 동안 126개 회사를 인수했다. 올해 상반기에 더욱 판을 키워 32개에 이르는 기업들이 구글의 품에 안겼다.
구글이 기업들을 무조건 사들이는 것은 아니다. 래리 페이지는 인수를 결정할 때 장기투자할 수 있는 회사만 뽑아내기로 유명하다. 그는 인수회사를 고를 때 재무제표를 분석하는 대신에 ‘칫솔 테스트’를 모두 거친다.
칫솔 테스트는 기업을 사들이기 전에 ‘소비자들이 그 기업 제품이나 서비스를 하루에 한 번이나 두 번 이상 쓰는가’ ‘일상적 삶을 더 좋게 만드는가’ 하는 질문을 필수적으로 던지는 것을 말한다.
도널드 해리슨 구글 부사장은 “래리 페이지는 인수합병을 할 때 초기단계 기업의 잠재적 발전 가능성까지 고려한다”며 “투자은행이 구글에게 조언해 줄 수 있지만 인수합병을 논의하는 데 핵심적 역할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구글은 이런 방식으로 디지털 자동온도조절장치 회사인 ‘네스트랩’과 CCTV업체 ‘드롭캠’, 위성서비스업체 ‘스카이박스 이미징’ 등을 인수했다. 구글은 특히 네스트랩의 인수를 통해 사물인터넷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글은 올해 상반기에만 인수합병에 42억 달러를 쏟아 부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 팀 쿡의 인수합병 “할 수 있는 분야에만 손댄다”
애플의 팀 쿡 CEO도 스티브 잡스와 달리 인수합병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 결과 애플은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규모의 인수합병을 했다.
애플은 지난 5월 음원 스트리밍회사인 비츠 일렉트로닉스를 30억 달러에 인수했다. 시장이 평가하는 비츠의 가치보다 3배나 많은 액수였다.
팀 쿡의 인수합병 효과는 하반기부터 차츰 나타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한다. 팀 쿡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27개 기업을 인수했다”며 “인수합병에 우리가 할 수 있는 분야에만 손을 댈 것”이라고 말했다.
이안 로저스 비츠 CEO는 애플에 인수된 뒤 지난 8월 애플의 아이튠스 라디오 수장을 맡았다. 이어 애플 온라인 스토어에 비츠상품을 정식으로 입점했다.
팀 쿡은 비츠 인수를 두고 “애플은 아이튠스와 아이팟뿐 아니라 맥 컴퓨터 사업에서도 음악가들에게 맥 컴퓨터를 지원하는 등 애플의 심장에 음악이 항상 있었다”며 “우리의 목표는 최초가 아닌 최고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팀 쿡은 최근 비츠 이외에도 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 전문업체인 ‘럭스뷰’와 소셜 검색엔진인 ‘스폿세터’ 등을 인수했다.
◆ 글로벌 인수합병 전쟁에 참전한 중국 IT기업
중국 IT기업 가운데 마윈 회장이 이끄는 알리바바가 가장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에 나서고 있다.
알리바바는 풍부한 자금력을 앞세워 세계 콘텐츠기업을 노리고 있다. 알리바바는 매월 1개 이상 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 11개 기업 지분인수에만 5조 원을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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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 |
알리바바는 미국증시 상장을 앞두고 지난 6월부터 몸집을 키우고 있다. 모바일 브라우저업체인 ‘UC웹’을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알리바바는 이를 통해 모바일 경쟁력을 넓힐 수 있게 됐다.
알리바바는 UC웹을 인수하면서 “이번 인수는 중국 인터넷산업 사상 최대규모”라고 자평했다.
마윈 회장은 지난 8월 박근혜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도 국내기업에 적극적 투자의지를 보였다. 그는 지난해부터 국내 콘텐츠기업과 제휴를 모색하고 있다.
박혜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알리바바가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이나 지분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여 양국 기업의 협력추세는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텐센트도 올해 상반기 10여 기업 인수합병에 200억 위안을 쏟아부었다. 텐센트는 국내 게임업체인 CJ게임즈와 인기스타 김수현의 소속사인 키이스트에도 투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