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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기후변화 취약국'에 입국 제한, '뉴욕 기후주간' 행사에서 목소리 잃어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5-09-2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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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기후변화 취약국'에 입국 제한, '뉴욕 기후주간' 행사에서 목소리 잃어
▲ 미국 뉴욕시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민간 기후행사 '뉴욕 기후주간'에 정작 기후취약국들 참석은 배제되고 있다. 사진은 뉴욕 기후주간 행사 홍보 이미지. 모두의 힘을 모으자는 뜻에서 '파워 온'이라는 문구가 들어갔다. <클라이밋그룹>
[비즈니스포스트] 미국에서 세계 최대 민간 기후행사가 열린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일부 국가들을 상대로 입국금지 조치를 단행하면서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국가들 대표의 행사 참여가 원천봉쇄됐다. 이에 세계에서 가장 관심이 많이 몰리는 기후 행사에서 정작 기후취약국들은 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21일(현지시각)부터 미국 뉴욕주 뉴욕시에서는 '뉴욕 기후주간' 행사가 개최된다.

뉴욕 기후주간은 국제 비영리단체 클라이밋그룹이 주도해 열리는 행사로 기후 관련 민간 행사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같은 기간 동안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각국 대표단의 기후대응 인식을 높이고자 2009년부터 개최됐다.

지난해 열린 뉴욕 기후주간 행사에는 900개가 넘는 부대행사가 열렸고 본 행사에 약 10만 명이 참석했다.

누구나 신청만 하면 자유롭게 참석할 수 있는 행사지만 올해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단행한 입국금지 조치로 기후 취약국 출신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 6월 이란, 예멘, 아프가니스탄 미얀마, 차드 등 12개국 출신 외국인에 입국금지 처분을 내렸다. 베네수엘라, 부룬디, 쿠바 등 7개국도 학생, 교환 방문자, 관광 비자를 제외하고는 입국을 금지했다.

실제 14일(현지시각)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입국금지 처분을 받은 국가 출신 학생들은 미국 대학에 합격했음에도 이민국으로부터 입국을 거부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이들 국가의 상황이 크게 개선된다면 목록은 수정될 수 있다"며 "또 세계 다른 나라에서 다른 위험이 발생한다면 다른 국가들도 추가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리나 야신 국제환경개발연구소(IIED) 기후정책 연구원은 16일 클라이밋홈뉴스 사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입국을 금지한 국가들은 대부분 빈곤국으로 기후변화 최전선에 서있는 곳"이라며 "이들이야말로 이번 행사에서 논의를 주도해야 할 국가들"이라고 지적했다.

뉴욕 기후주간은 세계 각국 대통령, 총리 등 정상들이 참여하는 제80차 유엔충회 고위급 회담 주간과 같은 기간에 열린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 정부 대표들에 기후대응과 관련한 요구사항을 전달하기 가장 좋은 자리다.

특히 이번 뉴욕 기후주간 행사에는 미국 정부 관계자, 빅테크 기업 임원 등도 참석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큰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트럼프 '기후변화 취약국'에 입국 제한, '뉴욕 기후주간' 행사에서 목소리 잃어
▲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직원들이 미국 시카고에서 불법 이민자로 추정되는 사람들의 물품을 검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뉴욕타임스는 16일(현지시각) 뉴욕 기후주간과 연계해 매년 개최하는 '클라이밋포워드 2025' 참석자 명단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 브라이언 샤츠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케이트 브란트 구글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 멜라니 나카가와 마이크로소프트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 등이 포함됐다.

문제는 정작 기후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는 나라들은 현장에서 요구사항을 전달할 기회조차 없어졌다는 것이다.

야신 연구원은 "기후주간 주최 측과 참가자들은 이런 간극을 분명하게 인지해주길 바란다"며 "기후 정의는 배제 위에서 세워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도 기후 행사를 향한 관심도는 그 어느 때보다도 높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로 그만큼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정부가 더 많은 국가들을 입국금지 목록에 추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힌두 우마루 이브라힘 유엔 원주민 대표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올해 뉴욕 기후 주간은 매우 힘겨운 행사가 될 것"이라며 "이는 각국 원주민들 뿐만 아니라 이들이 거주하는 국가 정부들에게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헬렌 클락슨 클라이밋그룹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를 통해 "특정 국가 참가자들이 참석하기 더 어려울 것이라는 점은 이해하지만 그 외에도 많은 기업, 정부, 시민사회가 참석하기로 했다"며 "이들은 모두 뉴욕에서 열리는 기후 행사에 적극적"이라고 강조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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