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프리미엄 가전시장에서 중국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있다.
하지만 중국업체들이 사물인터넷(IoT) 등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안심할 수만은 없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프리미엄 가전시장에서 중국업체들의 추격이 다소 누그러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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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부근 삼성전자 CE부문 사장(왼쪽)과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
중국업체들은 지난해 하반기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2016에서 스마트냉장고와 모듈형 세탁기, 퀀텀닷TV와 올레드TV 등 한단계 발전한 프리미엄 가전제품을 대거 선보이며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크게 위협했다.
하지만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17에서는 프리미엄 가전분야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업체가 CES2017에서 선보인 가전제품들은 국내제품보다 마감과 성능, 전력부문 등에서 뒤처진 모습을 보였다”며 “특히 중국업체의 패널을 탑재한 중국TV는 육안으로 판별 가능할 정도로 국내제품과 화질차이가 났다”고 평가했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중국 가전업체들은 아직까지 국내업체보다 열세에 있다고 판단된다”며 “이번 CES에서 중국업체보다 일본업체가 프리미엄 가전으로 더 큰 주목을 받았다”고 진단했다.
중국업체들이 주춤하는 사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CES2017에서 프리미엄 가전으로 CES혁신상 등 최고제품상을 휩쓸며 앞선 기술력을 입증했다.
삼성전자는 3세대 퀀텀닷TV인 ‘QLEDTV’, 스마트냉장고 ‘패밀리허브2.0’, 모듈형 세탁기와 건조기 ‘플렉스워시’와 ‘플렉스드라이’ 등으로 CES혁신상 34개를 포함해 모두 120여개 상을 받았다.
LG전자는 ‘LG시그니처올레드TV W’, 스마트냉장고 ‘노크온 매직스페이스’, 모듈형 세탁기 ‘트롬미니워시’ 등으로 CES혁신상 21개를 포함해 모두 90여 개의 상을 수상했다.
LG전자의 LG시그니처올레드TV W는 CES의 공식 어워드파트너인 엔가젯이 CES에 출품된 제품 가운데 단 하나에 수여하는 ‘최고상(Best of the Best)’을 받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CES2017에서 기술력 차이를 입증한 만큼 글로벌 프리미엄 가전시장에서 중국업체들과 격차를 더 크게 벌리며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시장은 기술력만큼이나 브랜드 경쟁력이 중요한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국업체들보다 브랜드 경쟁력에서도 월등히 앞서있다.
하지만 중국업체들이 사물인터넷(IoT) 등 소프트웨어분야에서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어 지금의 우위를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업체들은 CES2017에서 프리미엄 가전분야의 혁신을 주도하지 못했지만 소프트웨어분야에서 발전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양재 연구원은 “하이얼와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등 대부분 중국 가전업체들은 CES2017에서 사물인터넷을 지원하는 에어컨, TV, 냉장고 등 다양한 스마트홈 기기를 전시했다”며 “국내 제품이 분명 우위를 보였지만 아마존, 구글 등과 연동한 사물인터넷(IoT) 지원은 오히려 중국업체 쪽에서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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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가전업체 하이센스가 CES2017에 마련한 전시관. |
중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CES에 가장 많은 수의 업체가 참가했다. CES2017에 참가한 3800여 개 가운데 30% 이상이 중국업체였다. 국내업체는 10% 수준에 불과했다.
중국업체들이 넓은 인프라를 바탕으로 혁신에 나설 경우 프리미엄 가전시장의 격차가 금세 좁혀질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최근 CES2017의 주요 이슈를 점검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이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품전략팀 상무는 간담회에 참석해 “중국업체들은 알렉사 등의 플랫폼을 적용해 사용자 경험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중국업체들의 CES 전시에서 위기감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류혜정 LG전자 H&A사업본부 스마트솔루션BD 상무는 간담회에서 “중국은 작은 업체부터 큰 업체까지 다양한 인공지능(AI)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인공지능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며 “우리도 빠르게 움직여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