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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변호사회 회장 왕미양 에세이 출간, "두 번째 기회를 위한 변론"

조승리 기자 csr@businesspost.co.kr 2025-08-05 09:2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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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지난 7월 4일, 대전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이 큰 주목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압류·경매를 당하고 신용 불량자 돼서 거래도 안 되고, 월급·일당·보수를 못 받으니 알바도 못 하는 삶을 7년 살아보시겠나”라며 악성 채무 탕감 정책과 관련해 “정리해주는 것이 형평성에 맞다”라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여성변호사회 회장 왕미양 에세이 출간, "두 번째 기회를 위한 변론"
▲ 여성변호사회 회장 왕미양 변호사가 첫 번째 에세이 '두 번째 기회를 위한 변론'을 출간했다. <세이코리아>

이 발언의 배경이 된 핵심 공약이 바로 ‘장기소액연체채권 소각 등을 위한 배드뱅크 설치’이다. 

7년 이상 상환하지 못한 5천만 원 이하의 빚을 대상으로 하는 이 정책은 실패하더라도 재기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환경을 실현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다시 말하면, 극한 상황에 내몰린 이들에게 ‘두 번째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빌린 돈은 당연히 갚아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시선이 강하게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바로 이런 시점에 13년 동안 파산과 면책 절차의 공정한 진행을 돕고 파산자의 재산을 관리하는 ‘개인파산관재인’으로서 2400여 명의 채무자들이 재기하는 과정을 지켜본 왕미양 변호사의 기록을 담은 에세이 ‘두 번째 기회를 위한 변론’이 출간되었다.

저자는 개인파산관재인으로 일하면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참가자들과 너무도 닮은 사람들”을 수없이 만났다. 

“그들은 우리의 이웃이자 친구, 가족이었다”라는 언급은 현재 우리 사회의 가계부채 위기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드라마 속 허구가 아닌, 실제로 경제적 벼랑 끝에 선 평범한 이웃의 이야기가 담긴 이 책은 우리가 함께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화두를 던진다. 

이 책은 정부 정책의 실효성을 뒷받침하는 생생한 기록의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파산까지 이르게 된 채무자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책은 25년 동안 한결같이 무너지고 쓰러진 사람들의 곁을 지키며 법을 통해 다시 일어서도록 도왔던 시간의 기록이기도 하다.

저자인 왕미양 변호사가 법조인이 된 것은 어머니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커서 무얼 하면 좋겠냐는 질문에 나쁜 짓을 한 사람은 혼 좀 내주고 벌도 받게 하고, 억울한 일 당한 사람은 도와주고 하는 ‘법 만지는 사람’이 되라는 어머니의 당부가 그 시작이었다. 

그렇게 어머니의 꿈은 그의 꿈이 되었고 모두가 깜짝 놀랄 만한 일을 해내겠다는 다짐에서 삶의 방향이 결정되었다. 그 후로 처음 다짐을 실천하며 한 걸음씩 발걸음을 옮겼다.

변호사 활동 초기부터 자원했던 성남여성의전화 전문위원 활동을 계기로 참여하게 된 성매매 여성들의 법률 구조와 상담 사례를 담은 글을 통해서는 때로 차갑고 메마른 것처럼 보이는 변호사라는 직업이 오히려 사람의 온기가 가장 필요하다는 그만의 신념을 엿볼 수 있다. 

살인미수 피고인의 변호인이었던 첫 번째 국선 변호 사례에서는 변호 대상의 법적 권리와 인권 보호라는 측면과 공정하고 정의로운 판결을 위한 변호 사이에서 고뇌하고 올바른 방향을 찾아갔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이 외에 국내 첫 번째 남편 강간 기소 사건, 유책 배우자인 남편의 변화 가능성을 발견하고 부부를 설득해 재결합을 도운 이혼 사건 등의 사례를 읽다 보면 이 책을 추천한 양소영 변호사가 왜 저자를 “사람을 잃지 않는 법조인”이라고 표현했는지 공감할 수 있다.

법조인이 되기까지 자신을 믿고 손길을 내밀어준 사람들을 떠올리며 사회적 역할을 감당하기로 결심하고, 그렇다면 해야 할 일은 아직 너무도 많이 남아 있다는 저자가 앞으로 어떤 활동을 이어갈지 기대하게 된다. 

차가운 법의 논리보다 사람을 먼저 볼 줄 알았던 저자의 글로 채워진 ‘두 번째 기회를 위한 변론’은 독자들에게 법의 진정한 존재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한 공감과 함께 깊은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조승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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