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해 금호타이어 되찾기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금호타이어 본입찰 이후 박 회장과 산업은행 등 채권단 사이에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본입찰이 12일 진행된 이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방식 등을 놓고 채권단과 줄다리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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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중국과 인도의 해외기업 5곳이 지난해 11월 진행된 금호타이어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예비입찰 최고가는 1조 원을 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고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해 금호타이어 되찾기를 추진하고 있다. 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무엇보다 올해는 금호타이어 인수를 통해 그룹 재건을 마무리해야 하는 마지막 과제가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매각대상은 금호타이어 지분 42.01%로 현재 주가를 감안하면 6천억 원 규모다. 그러나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율이라는 점에서 최종가격은 더 오를 수 있다.
본입찰에서도 예비입찰 최고가에 상응하는 가격이 제시될 지는 미지수다.
금호타이어 주가는 예비입찰이 진행된 지난해 11월과 비교해 크게 떨어졌다.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참여한 중국기업들이 중국정부의 사드보복 조치로 가격경쟁을 기피할 가능성도 나왔다.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는 박 회장이 인수의지를 꾸준히 드러내고 있는 점도 금호타이어 몸값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금호타이어 몸값이 떨어진다면 박 회장에게 호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되찾기까지 적지 않은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에 ‘제3자 양도 및 지정 금지’라는 조건이 붙으면서 박 회장과 장남 박세창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장은 스스로 인수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박 회장은 100% 출자한 특수목적법인을 만들고 이 특수목적법인이 투자자를 모집해 마련한 돈으로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이 100% 출자한 특수목적법인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한다면 인수주체를 사실상 박 회장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금호산업을 인수할 때도 채권단 승인 하에 특수목적법인인 금호기업을 만들어 인수에 성공했다. 당시 박 회장과 박 사장뿐만 아니라 특수관계인 그리고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들이 대거 금호기업 출자에 참여하면서 박 회장은 금호산업을 비교적 손쉽게 되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박 회장이 금호산업을 인수한 뒤 개인신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능력이 바닥을 친 상황이어서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기 위한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전에서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서 특혜논란과 배임논란 등 뒷말이 무성했던 만큼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박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면밀히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관계자는 “박 회장이 100% 출자한 특수목적법인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것은 막을 수 없을 것”이라면서도 “금호산업 인수전처럼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나 제3자가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참여할 수 없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