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2017-01-05 16: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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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은 왜 금융지주사 전환을 간절히 바랄까?
두 은행 모두 은행에 순이익의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는데다 금융지주사가 돼야 자회사와 시너지를 내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 이광구 우리은행장.
금융위원회는 5일 ‘2017년 대통령 권한대행 업무보고’에서 3분기에 금융지주사법을 개정해 자회사와 시너지를 강화하는 내용을 넣었는데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의 금융지주사 전환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우리은행이 민영화에 성공하자마자 금융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은 금융지주사 전환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금융지주사법을 개정해 지주사와 자회사 임직원의 겸직과 업무위탁을 사전승인에서 사후보고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자회사들이 개별적으로 보유한 고객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범위도 확대하기로 했다.
이 개정안이 시행되면 금융지주사들은 계열 은행과 비은행자회사의 시너지를 내는 데 유리한 위치에 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주사에서 자산관리(WM)나 기업투자금융(CIB)처럼 계열사 간 협업이 필요한 업무를 관리감독하기 쉽고 복합점포도 더욱 활성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에 적용되는 은행법은 은행과 자회사 사이의 고객정보 공유를 금지한다. 은행이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어 인수합병을 통한 비은행사업 확대도 쉽지 않다.
우리은행과 기업은행도 비은행자회사를 두고 있지만 은행에서 대부분의 수익을 내고 있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에 수익다각화로 대응하는 일이 금융지주사보다 힘들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3분기에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1조1171억 원을 냈는데 은행의 비중이 9650억 원(86.3%)에 이른다. 기업은행도 같은 기간에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9494억 원을 올렸는데 은행이 87.8%를 벌었다. 신한금융(70%)이나 KB금융(69%)보다 월등히 높다.
▲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우리은행은 3월에 차기 행장이 취임하면 금융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 사외이사들도 4일 기자간담회에서 차기 행장이 결정된 뒤 금융지주사 전환과 관련된 안건들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은행의 성장지표가 단순한 대출성장이 아니라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얼마나 낼 수 있는지로 집중되고 있다”며 “우리은행도 민간 중심의 자율경영체제가 안정되면 필연적으로 금융지주사 전환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의 특성상 금융지주사 전환이 상대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 행장도 취임식에서 “금융지주사로 전환하는 문제는 기업은행의 뜻만으로 결정할 수 없다”며 “하고 싶어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행장이 금융지주사 전환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태도를 보여 적극 추진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 그는 “기업은행은 금융지주사가 아니기 때문에 계열사 간 정보공유를 하지 못하는 등 시너지를 내는 데 제한이 많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