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등 항공사가 국제유가와 달러환율 상승으로 4분기에 수익성이 약화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한준 KTB증권 연구원은 2일 “지난해 3분기에는 항공업계에 유리한 영업환경이 조성됐지만 4분기에 영업환경이 항공업계에 불리하도록 바뀌었다”며 “달러환율이 상승했고 항공유가도 2015년 4분기보다 올라서 항공사 3곳이 수익성에 타격을 입었을 것”고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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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왼쪽),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가운데), 최규남 제주항공 사장(오른쪽). |
항공사는 달러환율과 항공유가에 따라 실적이 크게 달라진다. 항공사는 항공기 임대료와 유류비 등을 달러로 결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달러환율이 오르면 운영비 부담이 커진다. 또 국제유가가 오르면 유류비 등 운영비가 증가해 실적부담이 증가한다.
달러환율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1200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9월과 비교해 9.5% 증가했다.
항공유 가격도 크게 올랐다. 항공유 평균가격은 지난해 4분기에 61달러까지 증가했다. 2015년 4분기와 비교해 11달러 오른 것이다.
대한항공은 달러환율과 국제유가 상승으로 지난해 4분기에 영업이익이 줄었을 것으로 전망됐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4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78억 원, 영업이익 2094억 원을 냈을 것으로 전망됐다. 2015년 4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3.2% 늘지만 영업이익은 1.9% 줄어드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대한항공이 연료비로 지난해보다 9.8% 늘어난 6582억 원을 썼을 것”이라며 “대한항공이 환율상승으로 8천억 원 가량 외화환산손실을 보면서 지난해 4분기에 순손실을 냈을 뿐 아니라 부채비율도 1000%를 넘어섰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4분기 말에 연결기준으로 부채비율이 약 1181%에 이르렀을 것으로 파악됐다.
아시아나항공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후퇴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4분기에 매출 1조4621억 원, 영업이익 411억 원을 냈을 것으로 추정됐다. 2015년 4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1.1%, 영업이익은 4.2% 줄어드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3분기에 실적호조를 내면서 얻었던 이익을 4분기에 대부분 소진했을 것”이라며 “지난해 4분기에 환율상승으로 외화환산손실 800억 원을 냈을 것”이라고 봤다.
제주항공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유류비 부담이 늘었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 연구원은 “제주항공이 여객수송량 증가와 부가매출 등 기타매출이 늘어나 지난해 4분기에 전반적인 실적은 늘었을 것”이라며 “다만 국제유가 상승으로 유류비 등 운영비 부담이 커졌을 것”이라고 봤다.
제주항공이 지난해 4분기에 사용한 연료유류비가 2015년 4분기보다 29%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 경우 제주항공의 영업비용은 2015년 4분기보다 21%가량 증가하게 된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4분기에 매출 1892억 원, 영업이익 68억 원을 냈을 것으로 추정됐다. 2015년 4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22.4%, 영업이익은 71.4% 증가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