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에서 2016년 넷마블게임즈와 엔씨소프트 등 대형 게임회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반면 중소형 게임회사들은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게임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2017년에도 이런 추세가 강화돼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 게임시장, ‘규모의 경제‘ 강화
3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PC온라인과 모바일 등 플랫폼을 막론하고 게임시장 경쟁이 심화하면서 게임회사들이 개발과 마케팅 등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해야 흥행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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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왼쪽)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
국내 PC온라인게임시장은 블리자드와 라이엇게임즈 등 해외에서 개발된 게임이 최상위권을 점령한 지 오래됐다. 국내 모바일게임시장도 최근 엔씨소프트와 넥슨 등 대형 게임회사들과 함께 해외 게임회사들이 본격적으로 경쟁에 가세했다.
이민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게임회사들이 모바일게임에 더 많은 콘텐츠를 반영하고 높은 사양으로 만들면서 개발기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며 “최근 출시된 모바일게임들은 개발에 평균 2년이 넘게 걸렸다”고 파악했다.
이런 환경을 감안하면 앞으로 자본력이 탄탄한 회사를 중심으로 게임업계가 급속히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흥행한 모바일게임 ‘리니지2레볼루션’의 사례를 살펴보면 넷마블게임즈는 게임을 내놓기 5달 전부터 사전 홍보활동을 펼치면서 마케팅에 공을 들였다. 그 덕분에 사전예약자만 300만 명을 넘어서며 초반 주목을 얻는 데 성공했다.
해외사업은 자본력이 더욱 결정적으로 게임의 성패를 가를 수 있다. 게임을 현지화하고 회사와 게임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많은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넷마블게임즈는 리니지2레볼루션을 내년 중국에 내놓는데 현지에 적합한 콘텐츠를 적용하기 위해 국내버전과 분리해 개발했다. 엔씨소프트도 모바일게임 ‘리니지레드나이츠’를 중국진출을 염두에 두고 개발했고 국내와 다른 버전으로 내놓기로 했다.
넷마블게임즈는 일본에서 모바일게임 ‘세븐나이츠’에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애니메이션과 게임의 캐릭터를 지속적으로 추가하고 있다. 컴투스는 서머너즈워의 흥행을 이어가기 위해 3분기에 미국에서 타임스퀘어 등 지역 명소에서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실시했고 호주와 아시아 등에서도 홍보이벤트를 열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PC온라인게임은 상대적으로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중소형 게임회사들이 성공하기 어려운 구조였다”며 “모바일게임에서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 대형 게임회사, 해외사업이 실적 이끌어
넷마블게임즈와 엔씨소프트, 컴투스 등 규모가 큰 게임회사들은 해외사업이 2016년 실적성장을 이끌고 있다.
넷마블게임즈는 2016년 초 일본에서 내놓은 세븐나이츠가 흥행하면서 3분기까지 해외에서 낸 매출이 2015년 연간 해외매출의 2배 수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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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영 웹젠 대표(왼쪽)와 신상철 와이디온라인 대표. |
엔씨소프트는 2016년 1분기 북미와 유럽에서 내놓은 PC온라인게임 ‘블레이드앤소울’이 효자노릇을 했다. 3분기까지 해외에서 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2% 늘었는데 블레이드앤소울의 해외매출이 157%나 증가했다.
컴투스는 모바일게임 ‘서머너즈워’가 서머너즈워가 전 세계에 걸쳐 흥행을 이어간 덕분에 2016년 3분기까지 해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3% 늘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2016년 들어 게임사업이 전체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데 ‘디즈니쯔무쯔무’ 등 일본에 진출한 모바일게임이 동력이 되고 있다. 3분기까지 해외에서 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늘었다.
반면 웹젠과 와이디온라인, 네시삼십삼분 등 중소형 게임회사는 해외사업이 부진한 데다 국내에서도 고전하고 있다.
웹젠은 국내매출과 해외매출 비중이 각각 75%, 25% 수준인데 2016년 들어 3분기까지 국내와 해외매출이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감소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주력인 ‘뮤’ 관련 PC온라인 및 모바일게임의 매출이 줄어들면서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와이디온라인은 2016년 주력 모바일게임인 ‘갓오브하이스쿨’의 국내 매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이 게임을 일본에 내놓으며 반등의 발판으로 삼으려 했지만 흥행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연간 실적이 뒷걸음질할 것이 확실시된다.
네시삼십삼분도 기존 주력게임의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몬스터슈퍼리그’ 등 모바일게임을 글로벌에 내놓았지만 국내외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해 2016년에도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