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SK쉴더스 신임 대표이사로 보험 전문가인
민기식 전 KB라이프생명 부회장이 전격 발탁됐다.
민 내정자는 보안업과는 직접적 연관이 없는 경력을 지녔지만 외국계 기업에서 고위 임원으로 활동한 경험은 SK쉴더스의 대주주인 글로벌 사모펀드와의 협업 측면에서 강점으로 꼽힌다.
▲ 10일 SK쉴더스는 민기식 전 KB라이프생명 부회장(사진)이 오는 6월 말 SK쉴더스 새 대표이사에 오른다고 밝혔다. < SK쉴더스 > |
KB라이프생명에서 해외 진출을 총괄했던 이력도 국내 보안시장의 성장 정체에 대응해 해외 사업 확대를 추진 중인 SK쉴더스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SK쉴더스는 10일 민 전 부회장을 신임 대표 집행임원으로 내정하고, 오는 6월 말 이사회를 통해 최종 선임한다고 밝혔다.
이번 대표 선임을 두고 업계에서는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민 내정자가 30년 넘게 보험업계에 몸담으며, 보안 산업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는 경력을 쌓아왔기 때문이다.
1962년생인 민 내정자는 연세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한 뒤 대한화재손해보험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PCA생명 상무를 거쳐 푸르덴셜생명에서는 부사장, 미국 푸르덴셜 연금사업부 부사장 등 요직을 맡았다.
이후 DGB생명 대표이사를 지낸 뒤 푸르덴셜생명이 KB금융지주에 인수되자 대표이사로 영입됐고 KB라이프생명 부회장을 역임했다.
다만 민 내정자가 외국계 회사인 푸르덴셜생명에서 고위 임원을 지내며 축적한 글로벌 경험은 EQT파트너스가 최대주주인 SK쉴더스를 이끌 전문경영인으로서의 적임자라는 분석에 힘을 싣는다.
SK쉴더스가 국내외 사업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EQT파트너스와의 소통과 협업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글로벌 감각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는 민 내정자가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민 내정자는 글로벌 감각이 탁월하고, 숫자에 강할 뿐 아니라 인문학적 감성도 갖춘 인물”이라며 “CEO라는 직업이 매우 잘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특히 민 내정자가 KB라이프생명 부회장 시절 추진했던 해외 진출 경험은 현재 SK쉴더스가 추진 중인 해외사업 전략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당시 민 내정자는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로 성장 한계에 직면한 보험업계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에 인력을 파견해 시장 조사를 진행하며 해외 사업을 준비했다.
이는 현재 SK쉴더스가 국내 정보보안 시장의 성장 둔화와 경쟁 심화 속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는 행보와도 맞닿아 있다.
▲ SK쉴더스는 외국계 보험회사에서 일하며 풍부한 글로벌 감각을 가진 민기식 대표 내정자가 해외 사업 확대에 도움을 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 SK쉴더스 > |
EQT파트너스도 2023년 SK쉴더스를 인수할 때부터 해외사업 확장에 무게를 실어왔다.
당시 크리스티안 신딩 EQT파트너스 대표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SK쉴더스가 한국 시장에서 확보한 입지를 바탕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같은 대주주의 전략적 방향에 따라 SK쉴더스도 EQT파트너스의 해외 보안기업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매출 비중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SK쉴더스는 시장 잠재력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 북미와 유럽에서 해외법인을 각각 두고 해외 보안사업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 결과 전체 매출에서 해외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2.2%에서 2024년 4.8%로 증가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SK쉴더스는 민 내정자의 글로벌 경험이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대주주인 EQT는 처음 인수 당시부터 글로벌 진출을 꾸준히 강조해왔다”며 “민 내정자도 해외사업 경험이 있는 만큼 앞으로 중장기 과제로 적극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