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건설의 실적부진 탓에 한화그룹 전체가 적자로 전환했다.
김승연 회장은 제조부문에 대한 강력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어 한화건설의 부진에 어떻게 대처할지 주목된다. 한화건설은 김 회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해왔던 이라크 신도시 건설사업의 추가수주에 기대를 걸고 있다.
◆ 한화건설 2분기 대규모 적자
26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2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9조1992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줄었다. 영업손실 1654억 원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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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
한화그룹의 적자전환은 한화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한화건설이 대규모 적자를 낸 데 따른 것이다.
한화건설은 2분기 매출 6692억 원, 영업손실 4224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37% 줄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한화건설은 1분기에 영업이익 301억 원을 냈다.
한화건설은 적자전환에 대해 “2011년 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 마라픽 발전플랜트 현장에 이어 최대산업단지인 얀부의 발전담수설비공사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건설이 이번에 적자를 낸 것은 해외플랜트 일부 사업장의 원가가 오르고 충당금도 늘어 일시적 비용이 대폭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화건설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6월 4천억 원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했다.
◆ 이라크 신도시 건설사업에 큰 기대
한화건설은 이라크 신도시 건설사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한화건설은 오는 9월 이라크 신도시 건설사업에서 3차 중도금이 들어오면 3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건설은 이라크 비스미야 신도시 건설사업에서 올해 7500억 원, 내년부터 연간 1조 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라크 주택사업의 경우 최근 내전 등에도 불구하고 원활하게 추진되고 있다”며 “이미 수령된 선수금 범위 내에서 사업이 진행되는 만큼 위험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점쳤다.
한화건설의 이라크 신도시 건설사업은 모두 80억 달러 규모로 2012년 수주 당시 국내에서 단일 해외수주 가운데 최대 규모로 주목을 받았다. 한화건설은 10만 가구에 이르는 주택건설 프로젝트를 맡았다.
김 회장은 구속되기 전인 2012년 5월 이라크를 거점으로 ‘제2의 중동붐’을 일으키겠다며 직접 현장을 찾는 등 사업에 온 힘을 쏟았다. 김 회장은 당시 글로벌 경영을 강력히 추진했다.
이 덕분에 한화건설은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도 지난해 10위에서 한 계단 높은 9위에 올라섰다. 한화건설의 해외건설과 해외플랜트 비중은 현재 40%로 높아졌다.
한화건설은 그동안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과 관련해 학교와 병원, 관공서, 전력과 상하수도 등 2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시설 공사를 추가로 수주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김 회장의 부재로 추가수주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화건설의 한 관계자는 “신도시사업을 지휘했던 김 회장에 대한 이라크 정부의 신뢰는 매우 높다”며 “한동안 추가수주 협상이 난항을 겼었지만 수주가 가시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올해 초 풀려난 뒤 이라크 공사현장을 각별히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건설은 최근 이라크 신도시에 PVC공장 준공식을 했다. PVC공장은 10만 가구 건설에 필요한 파이프와 창틀, 문틀 등 PVC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이 곳에서 생산하는 건자재 양은 월 최대 2천여 가구에 들어갈 수 있다.
최광호 한화건설 본부장은 “PVC공장 준공으로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가 더욱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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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건설 임직원들이 이라크 비스마야 프로젝트 현장에서 PVC플랜트 준공식을 진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