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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그룹 위기는 어디서 비롯됐나, 장영신 채형석 채동석 가족경영의 그림자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25-04-28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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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그룹 위기는 어디서 비롯됐나,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7336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장영신</a>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7933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채형석</a> 채동석 가족경영의 그림자
▲ 2012년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 희수연(77세) 때 찍은 가족 사진. 맨 앞줄 가운데 장영신 회장. 두 번째 줄 왼쪽부터 장 회장의 둘째 채은정 애경산업 부사장의 장녀 안리나씨, 차녀 안세미씨, 첫째 채형석 총괄부회장의 차녀 채수연씨, 장녀 채문선씨, 채 총괄부회장의 부인 홍미경 AK플라자 문화아카데미 고문, 셋째 채동석 부회장의 부인 이정은 AK플라자 크리에이티브 전략실 실장, 채 부회장의 차녀 채수경씨, 장녀 채문경씨. 뒷줄 왼쪽부터 둘째 채 부사장의 사위 허희수 BR코리아 전무, 둘째 채 부사장, 채 부사장 남편 안용찬 부회장, 첫째 채 총괄부회장의 장남 채정균씨, 첫째 채형석 총괄부회장, 셋째 채동석 부회장. <애경그룹>
[비즈니스포스트] 애경그룹이 창사 70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지주사 AK홀딩스의 부채비율은 328.7%까지 치솟았으며 유동성 공급을 위해 그룹 모태기업인 애경산업의 매각도 검토하고 있다. 

‘리테일 아포칼립스’에 따른 AK플라자의 적자 누적, 코로나19로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가 회복 중인 제주항공, 석유화학업계의 불황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분투하고 있는 애경케미칼 등 계열사들의 상황 역시 그리 좋지 못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애경그룹 위기의 이유는 표면적으로 유통업 침체, 팬데믹 후폭풍, 고유가와 고환율, 석유화학업계 불황 등 외부 환경이 꼽힌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오너일가 중심의 지배구조와 책임경영의 부재 등 내부적 요인이 구조적 위기를 심화시켰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 옥상옥 지배구조와 이사회 독립성의 실종

애경그룹의 지배구조를 설명할 때 자주 나오는 단어는 ‘옥상옥’이다. 지붕 위에 또 지붕이 있다는 뜻이다.

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지주회사 AK홀딩스의 최대주주는 비상장 계열사인 애경자산관리다. 애경자산관리는 오너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회사는 AK홀딩스의 지분 18.91%를 소유하고 있다.

문제는 이 애경자산관리가 2020년, 2021년에 총매출의 약 80%를 계열사 내부거래에서 벌어들였다는 점이다. 

2021년에 애경자산관리의 IT 부문이 AK아이에스로 분리되면서 내부거래 비중이 축소됐지만, ‘가족 회사’에 계열사의 일감을 몰아줘 성장시켰다는 근본적 문제는 남아있기 때문에 여전히 애경자산관리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애경그룹이 애경자산관리에 일감을 몰아준 이유를 두고 승계를 위한 포석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지분 승계 시점에 애경자산관리와 AK홀딩스를 합병해 AK홀딩스의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애경자산관리의 몸집을 불렸다는 것이다.

지주회사 AK홀딩스의 이사회 구성도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AK홀딩스 이사회는 총 8명(채동석 기타 비상무이사 포함)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가운데 사외이사는 3명뿐이다. 상법 제542조의8 1항에 따르면 자산규모 2조 원 이상의 ‘대규모 상장회사’는 사외이사를 3명 이상으로 하고 이사 총수의 과반수가 되도록 해야 한다. 

AK홀딩스의 자산규모는 2024년 연결재무제표 기준 5조3369억 원이다. 상법상 대규모 상장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사외이사 규정을 지키지 않고 있는 셈이다.

◆ 위기를 ‘시대 탓’으로 돌리기에는

애경그룹의 지배구조 문제는 애경그룹의 위기를 단순히 ‘시대 탓’으로 치부할 수 없게 만든다.

물론 코로나19와 이커머스의 성장으로 인해 ‘리테일 아포칼립스’가 찾아오면서 유통업 전반이 침체됐고, AK플라자뿐 아니라 롯데, 신세계 등 소위 ‘유통 공룡’들도 커다란 타격을 입었다.

항공업계는 코로나19에 따른 ‘고난의 행군’에서 막 벗어났고 LCC업계의 경쟁 심화 역시 제주항공만의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애경그룹이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눈에 띄는 전략적 대응이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구조조정이나 신사업 진출, 신성장동력 발굴 등의 눈에 띄는 행보는 거의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현금창출이 가능한 계열사에 의존해 ‘버티는 경영’을 이어왔다. 
 
애경그룹 위기는 어디서 비롯됐나,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7336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장영신</a>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7933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채형석</a> 채동석 가족경영의 그림자
▲ 2008년 10월21일 한국외국어대 국제관에서 열린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흉상 제막식. 사진 왼쪽부터 이명호 외대 부총장, 박철 총장,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 채동석 애경산업 대표이사 부회장, 안용찬 제주항공 대표이사 부회장. <애경그룹>
◆ 가족경영의 명과 암, 책임경영은 가능한가

오너경영은 신속한 의사결정, 장기적 전략 구사 등 긍정적 측면도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그만큼 투명성과 책임의식, 독립적 이사회 중심의 거버넌스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오히려 위기를 증폭시킬 수 있다.

애경그룹은 이번 위기를 통해 가족 중심 경영체계의 ‘그림자’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책임 경영의 실종, 견제 장치의 부재, 투명하지 않은 지배구조 등 복합적 문제가 누적되어 결국 기업의 생존 기반까지 흔들리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특히 장영신 회장에서 채형석 총괄부회장으로의 실질적 세대교체가 진행 중인 현재, 애경그룹은 단순한 체질 개선이 아니라 근본적인 ‘지배구조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경그룹은 예전부터 가족 경영의 대명사 격인 그룹이었지만, 채형석 부회장은 과거 인터뷰에서 애경이 언제까지 ‘채씨 집안’의 회사일 수는 없다는 뜻을 보인 적이 있다.

“애경이 좋은 회사로 영속하길 바라지만, 언제까지 채씨 집안만의 회사로 이어질 수 있겠습니까. 본인이 원한다 해도 능력을 인정받는 경영인으로 성장한다면 모를까, 이 자리를 그대로 물려주는 일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채형석 부회장이 2006년 5월11일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했던 이야기다. 채형석 부회장의 ‘진심’이 20년이 지난 현재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전해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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