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근 일성신약 대표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 찬성 여부를 다룰 국민연금 투자위원회가 열리기도 전에 삼성그룹에서 국민연금의 찬성여부를 미리 알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윤 대표는 6일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나와 “국민연금의 투자위원회가 열리기 하루 전에 김신 삼성물산 사장에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국민연금에서 반대하면 내가 찬성해도 무슨 소용이냐' 고 물었더니 김신 사장이 '국민연금은 설득이 다 됐다' 고 말했다”고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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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근 일성신약 대표. |
윤 대표는 “김신 사장에게 '국민연금이 찬성하기로 한 것이냐'고 확인했더니 김 사장이 '그렇다'고 대답했다”고 덧붙였다.
국민연금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을 놓고 지난해 7월10일 투자위원회를 열어 찬성을 결정정했는데 윤 대표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투자위원회가 열리기 전에 국민연금이 찬성을 할 것으로 삼성그룹에서 이미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이는 삼성그룹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놓고 국민연금의 찬성을 결정하도록 광범위한 로비를 진행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윤 대표는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 달라는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요구를 받자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과 김신 삼성물산 사장을 만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미래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며 “김태한 사장이 나간 뒤 김신 사장에게 왜 나를 설득하는지' 물어보는 과정에서 이런 말을 들은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 대표의 말은 국민연금과 삼성물산 사이에 암약이 있었다는 증거”라고 비판했다.
일성신약은 당시 삼성물산의 지분 2.12%를 보유했는데 합병을 반대하는 입장에 섰고 그 뒤 삼성물산 옛 주주들과 함께 합병 무효소송을 제기했다.
윤 대표는 “삼성물산 측에서 당시 제일모직과 합병에 찬성해 달라고 5번 정도 설득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윤 대표와 만난 자리에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이 함께 한 사실을 들어 삼성물산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등 일련의 과정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분가치를 높여 경영권을 승계받기 위한 삼성그룹의 로드맵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한번도 이익을 낸 적이 없다”며 “한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는 회사가 상장한 사례는 없었다”고 지적하자 이재용 부회장은 “상장에 특혜를 받지 않았다”며 “당초 외국에 상장하려고 했는데 한국거래소에서 상장을 요청했다고 보고받았다”고 반박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