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이 포스코엔지니어링을 흡수합병하기로 하면서 국내 주요 엔지니어링회사 가운데 남은 삼성엔지니어링과 현대엔지니어링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과 현대엔지니어링도 합병설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재용체제 등장과 함께 앞날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합병설이 계속 나오고 있고 현대엔지니어링은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의 자금줄이라는 점 때문에 합병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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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2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면서 그동안 수면 아래 있던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유상증자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어느 정도 경영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했고 최근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이 시행되면서 합병이 한층 쉬워졌기 때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영정상화와 합병 등 사업구조 개편에서 방향을 잡아야 한다는 요구를 받고 있다.
최근 증권가에서 삼성물산 건설부문에서 플랜트사업부를 떼어내 삼성엔지니어링과 합병한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저유가 기조가 계속되면서 해외사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동 건설현장에서 손실이 발생해 2013년 영업손실 1조 원을 낸 데 이어 2015년에도 1조5천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들어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그룹 계열사 물량이 대부분으로 해외사업에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도 두 회사가 구조조정 뒤 독자적 생존력을 갖추면 합병이 다시 추진될 가능성을 열어뒀다.
박 사장은 지난 10월 기자들의 질문에 “둘 다 어려운 회사가 합병한다고 좋아질 일은 없다”면서도 “시너지가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2014년 9월 합병을 추진했지만 주주들의 반대로 합병이 무산됐다. 그러나 그 뒤에도 여러 차례 합병설이 불거졌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이 합병할 경우 플랜트 설계역량 강화와 조직 슬림화, 통합 자재구매 등으로 원가를 줄이는 효과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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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
반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의 자금줄로 주목받으면서 앞으로 당분간 외형을 키울 가능성이 높다. 정 부회장은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분을 11.72% 보유하고 있어 현대건설(38.62%)에 이어 2대주주에 올라있다.
전문가들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하거나 현대건설과 합병해 몸집을 키운 뒤 배당이나 지분매각 등을 통해 경영권 승계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두 방안 모두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가치가 높아질수록 유리하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토목과 플랜트, 건축 등 다양한 사업구조를 갖춘 덕분에 다른 건설사들이 중동 저가수주로 실적악화를 겪던 2013년에도 영업이익 2700억 원을 내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 3조2293억 원, 영업이익 1985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5.7%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1.6% 늘어났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