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영권 삼성전략혁신센터 사장이 삼성전자의 전장부품사업 진출계획은 완성차나 기계부품이 아닌 인포테인먼트와 소프트웨어, 통신기술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16일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80억 달러의 거액에 인수한 전장업체 하만을 통해 자동차 전장부품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우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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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영권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 사장. |
손영권 사장은 포브스와 인터뷰에서 “삼성전자의 전장사업 진출계획은 모바일과 반도체, 통신사업과 깊게 연관돼 있다”며 “자동차의 사용경험은 곧 스마트폰과 유사하게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차체나 기계부품 등 완성차와 직접 관련된 사업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사용경험을 높일 수 있는 소프트웨어와 인포테인먼트분야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전장부품사업 진출계획을 밝히자 업계에서 궁극적으로 전기차 완성품을 출시할 계획을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삼성그룹이 1995년 삼성자동차를 설립하고 완성차사업에 도전했지만 결국 르노그룹에 지분을 모두 매각하고 사업을 접은 만큼 재도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손 사장이 이런 관측을 공식적으로 부인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소프트웨어, 자율주행기술 등에 장점을 갖춘 하만의 기술력을 모바일과 반도체사업에서 쌓은 노하우와 결합해 시너지를 낼 계획을 세우고 있다.
손 사장은 “하만은 클라우드와 통신기술 등 자동차용 통신 플랫폼을 장기간 연구하며 삼성전자와 같은 방향을 걷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통신기술, 반도체기술을 적용하며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가 스마트폰과 같이 변화하는 미래에는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이 시장을 먼저 선점하는 업체가 선두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손 사장이 총괄하는 삼성전략혁신센터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연구개발조직으로 글로벌 IT기업들과 활발히 교류하며 삼성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을 이끄는 중심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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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만의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소프트웨어. |
손 사장은 HP와 인텔 등 글로벌 IT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기술전문가로 2012년 삼성전략혁신센터 설립과 동시에 영입됐다. 미국 IT업계에 넓은 인맥이 장점으로 꼽히며 인수합병을 통한 기술력 확보의 장점을 꾸준히 강조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 출장 때 손 사장을 자주 만나 전략을 논의하는 등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 결정에도 손 사장의 판단과 역량이 크게 기여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로 진입장벽이 높은 전장부품시장에서 진출시기를 10년 가까이 앞당기는 효과를 봤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만의 기술력과 글로벌 완성차 고객사를 모두 확보했기 때문이다.
손 사장은 “하만은 이미 전장부품업계에서 검증받은 업체로 삼성전자에 많은 장점을 줄 것”이라며 “전장부품사업이 갖추고 있는 잠재력에 기대가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