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생명의 PCA생명 인수를 계기로 생명보험업계 순위 다툼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안방보험이 알리안츠생명과 동양생명을 합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다 PCA생명보다 덩치가 큰 생명보험회사들도 매물로 나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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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샤오후이 안방보험그룹 회장. |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6246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는데 최대주주인 안방보험이 아닌 자회사 안방그룹홀딩스가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이번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최대주주인 안방보험이 소유하고 있는 동양생명의 지분은 63%에서 42%로 줄고 안방그룹홀딩스는 33%를 보유하게 된다.
안방보험은 안방그룹홀딩스를 알리안츠생명 인수주체로도 내세워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주주 변경승인심사를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안방보험이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을 합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보험업계에서 2곳 이상의 생명보험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곳은 없다”며 “안방그룹홀딩스가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의 최대주주에 오른 뒤 합병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생명보험업계의 자산규모를 회사별로 살펴보면 삼성생명 241조2천억 원, 한화생명 105조4천억 원, 교보생명 89조9천억 원, NH농협생명 60조2천억 원 등이 상위권에 올라 있다.
그 뒤로 미래에셋생명(PCA생명 자산 5조3천억 원 포함) 33조2천억 원, ING생명 31조5천억 원, 신한생명 26조3천억 원, 동양생명 26조 원, 흥국생명 24조7천억 원, 알리안츠생명 16조8천억 원, KDB생명 16조6천억 원 등이다.
미래에셋생명이 8일 PCA생명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자산규모 33조2천억 원으로 ING생명을 제치고 업계 5위에 올랐다.
안방보험이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을 합치면 자산규모 42조8천억 원에 이르는 생명보험회사가 돼 미래에셋생명보다 한 계단 더 높은 순위에 오르게 된다.
PCA생명보다 덩치가 큰 ING생명과 KDB생명도 시장에 매물로 나온 상태이기 때문에 매각 결과에 따라 생명보험업계의 순위는 또 바뀔 가능성도 있다.
MBK파트너스는 ING생명을 경매 호가(프로그레시브 딜) 방식으로 매각하고 있다. 홍콩계 사모펀드인 JD캐피탈과 중국계 자본인 태평생명, 푸싱그룹 등 4곳 이상의 후보들과 가격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DB생명의 매각 예비입찰에도 외국계 자본 2곳이 참여해 매각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11월 말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기로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PCA생명 인수가격이 시장 예상가격의 절반수준에 그치면서 매각자들이 생명보험회사들의 가격을 어느 수준까지 낮추는지가 매각성사 여부의 관건이 될 것”이라며 “현재 매물로 나온 생명보험회사들의 매각결과에 따라 중소형 생명보험회사들이 추가로 시장에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