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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여자' 조윤선, 문화부 장관 사퇴 요구에 힘겨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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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사퇴압력에 맞서고 있다.
박근혜 정부 들어 청와대 수석 한 번, 장관 두 번을 지내면서 ‘박근혜의 여자’라 불릴 정도로 탄탄한 가도를 달려왔는데 최근 들어 조 장관의 입지가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
조 장관은 11일 최순실 게이트 긴급현안질문에 출석해 야권의 사퇴요구에 맞서느라 진땀을 흘렸다.
조 장관은 “자리에 연연하지 않지만 평창동계올림픽을 비롯해 우리가 앞둔 일들을 차질없이 해야 한다”며 “사퇴는 개인이 정할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 상황에 따라 결정해야 하며 마지막까지 할 일을 하는 게 책무”라고 밝혔다.
이날 현안질문에서 조 장관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도마 위에 올랐다.
조 장관은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근무하면서 정부가 지원하지 말아야할 문화예술계 인사와 단체들의 명단을 작성하고 이를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을 경유해 문체부에 내려보낸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지난 8일 해명자료를 통해 “정무수석 당시 블랙리스트는 업무소관이 아니었다”고 개입설을 부인했다.
현안질문에서도 조 장관은 “하지 않은 일은 하지 않았다고 반복적으로 답변하는 일 외에 입증할 수 있는 길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조 장관은 또 “문화예술 애호가이자 자연인 조윤선으로 앞으로 살아가기 힘들 만큼 누명을 썼다”며 “익명 뒤에 주장하는 사람이 실명으로 나와 검증해 책임지고 정신적 피해와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은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조 장관이 물러나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들은 10일 조 장관과 정관주 문체부 제1차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한 사람이 조윤선 당시 정무수석과 정관주 국민소통비서관이라는 문체부 전현직 관료들 증언이 공개됐다”며 “문화융성이 아닌 문화파탄 핵심 당사자인 이들에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쑥대밭이 된 문체부를 맡기는 건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교문위 간사인 도종환 의원은 1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 장관의 주장은 매우 심각한 위증이고 무책임한 모습”이라며 “계속 부인하고 버텨보려고만 한다면 해임건의안을 발의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조 장관은 다른 여러 의혹들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조 장관은 최순실씨가 민원해결을 위해 조 장관을 임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제보자를 밝혀 진위를 가리자”며 “제가 문화예술에 대해 책을 두 권 출판하고 18대 때 문방위원을 지내는 등 문화정책에 관심이 많은데 대통령도 이 사실을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최씨의 딸 정유라씨를 모른다고 했다가 청와대 정무수석 시절 정씨와 함께 찍은 사진이 알려진 데 대해서 “대통령이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선수들과 오찬을 했는데 대통령이 사진을 찍는 동안 다른 선수들과 찍은 것”이라며 “어느 팀 누구와 사진을 찍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명했다.
박영선 의원은 “조 장관 임명과정이 매우 불투명해 문체부 장관으로 조 장관은 더 이상 영이 서지 않는다”며 “앞으로 문화계를 맡길 수 없다고 국민들이 판단한다”고 조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조 장관은 2014년 6월부터 2015년 5월까지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근무했다.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낸 조 장관이 몸을 낮춰 청와대 수석으로 들어간 것이 이례적이라 조 장관을 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평가하는 시각이 많았다.
당시 조 장관은 부군이 없는 박근혜 대통령 곁에서 외국 정상의 부인을 수행해 박 대통령의 퍼스트레이디라고 불리기도 했다.
조 장관은 청와대를 나와 국회와 큰 갈등 없이 문체부 장관에 올랐다. 비교적 여야 의원들과 두루 좋은 관계를 유지해 온 덕분이었다. 하지만 취임 두 달 만에 사퇴압력을 강하게 받고 있다.
특히 조 장관이 이달 초 “최순실씨를 본 적도 통화한 적도 없다”며 “정무수석으로 일하는 동안 대통령과 독대한 적도 없었다”고 말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피하기 위해 스스로 무능을 인정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