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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이찬진 아쉬운 미국행, 'K세일즈'보다 중요한 건 금감원 조직 안정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5-09-23 14:5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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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이찬진 아쉬운 미국행, 'K세일즈'보다 중요한 건 금감원 조직 안정
▲ 금감원 직원들이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앞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원 분리 및 금융감독원 공공기관 지정 반대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부장이 연차야.”

최근 만난 금융공공기관에 다니는 한 지인은 점심시간에 다소 여유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일반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것이다. 팀장이든 부장이든 위에 부서장이 없으면 약간은 느슨해지기 마련이다.

리더의 부재는 조직원의 사기나 동기부여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친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의 미국 출장 소식을 전날 접하고, 평소보다 여유로운 점심시간을 보낸 지인이 떠올랐다.

이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K세일즈’에 힘을 싣기 위해 24일 미국 출장을 떠난다.

이 대통령은 미국 뉴욕에서 현지시각으로 23일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전날 3박5일 일정으로 출국했다.

25일에는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를 찾아 ‘대한민국 투자 서밋’을 여는데 이 원장은 이 일정에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여당이 주요 과제로 내세운 코스피 5천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외국인투자자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자본시장의 신뢰 강화가 필수적이다.

금감원은 감독기능을 통해 자본시장 신뢰 강화의 선봉에 선 기관이다. 이 원장이 외국인 투자 확대를 이끌기 위해 대통령과 함께 선진 자본시장인 미국을 찾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시기다. 현재 금감원은 조직 관리의 베테랑이 원장으로 온다 해도 직원들의 사기 저하를 막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여당이 발의한 금융감독체계 개편 관련 법안들이 향후 국회를 통과하면 주요 권한을 다른 기관에 내주고 힘이 크게 빠져서다. 

명분이라도 설득력을 지니면 좋으련만, 금감원 직원들은 독립성 저하와 금융소비자 보호 약화가 우려된다며 당정의 금융감독체계 개편안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에 금감원은 현재 금융감독체계 개편과 관련해 최대 전장으로 떠올랐다.

직원들은 매일 업무 시작 전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반대 집회를 열고 금융소비자보호원 분리 반대, 공공기관 지정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용산 대통령실 인근, 여의도 국회 앞, 여의도역 인근 등 서울 주요 장소에서는 1인 시위도 펼치고 있다.

25일 정부조직 개편안의 국회 통과를 앞두고는 24일 밤 국회 앞 야간집회도 연다. 금감원 노조가 야간 집회를 벌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찬진 원장은 24일 출국해 주말 귀국하는 일정으로 미국을 찾는 것이다. 정부조직법 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딱 그 시기, 한국을 비운다. 
[기자의눈] 이찬진 아쉬운 미국행, 'K세일즈'보다 중요한 건 금감원 조직 안정
▲ 19일 오전 출근시간, 서울 여의도역 5번 출구 앞에서 금감원 직원이 정부여당의 금융감독체계 개편안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더군다나 지금은 롯데카드 해킹 사태로 금융산업 전반의 보안 강화를 위한 금감원의 감독기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이 원장은 변호사 출신으로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에서 오랜 기간 활동하며 사회적 약자를 대변해 왔다.

과거 이력에서 볼 수 있듯, 이 원장은 이번 금융감독체계 개편과 관련해서도 정부의 결정을 따라야 하는 기관장의 입장이 아닌, 개인의 입장에서는 노동자의 시각에서 금감원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이해하며 신뢰를 쌓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원장이 정부조직법 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24일, 한국에 남아 직원들을 챙긴다면 어떨까.

조직 개편으로 금감원 직원들의 사기가 그 어느 때보다 낮아진 시기, 해킹 사고로 금감원의 역할이 중요한 시기인 만큼 강한 아쉬움이 남는다.

이 원장은 8월 취임 이후 업권별 대표를 만날 때마다 금융소비자보호 강화를 강조했다.

금융산업 전반의 소비자보호 기조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개별 금융사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이를 강제하고 관리 감독하는 금감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금융소비자보호 강화를 위해 금감원 조직의 안정이 우선돼야 한다고 보는 이유다. 이 원장이 금융소비자보호를 제1과제로 내세웠다면 지금 가장 집중해야 하는 부분은 K세일즈보다는 내부 결속 다지기일 것이다.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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