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가 인수합병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몽진 회장은 KCC 실적을 좌우하는 건설업과 자동차업, 해운업에서 불확실성이 커지자 인수합병을 통해 새 성장동력을 찾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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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진 KCC 회장. |
10일 업계에 따르면 KCC가 쌍용머티리얼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쌍용머티리얼은 자동차 부품소재를 제조하는 회사로 쌍용양회공업의 자회사다.
쌍용머티리얼의 매각주간사인 삼일PwC는 최근 KCC, 화성산업 등을 쌍용머티리얼 적격인수후보로 선정했다.
적격인수후보들은 앞으로 한달 동안 쌍용머티리얼의 실사를 진행한다. 이르면 올해 안에 쌍용머티리얼 인수를 위한 본입찰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KCC는 10일 진행된 삼부건설공업 본입찰에도 계열사 코리아오토글라스를 통해 참여했다.
삼부건설공업은 삼부토건의 자회사로 건설공사의 기초가 되는 콘크리트파일(PHC) 제조와 조경사업 등을 하고 있다.
정몽진 회장은 그동안 인수합병시장에서 소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2010년 이후 1개 회사만 인수하는 데 그쳤으며 금액도 소규모였다.
정 회장이 다시 인수합병시장을 두드리고 있는 이유는 KCC의 중장기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KCC의 매출구조는 2015년 기준으로 도료 44%, 건자재 36%, 기타 20%다.
최근 몇년 동안 국내 주택시장이 호황을 맞으면서 건자재부문은 KCC의 효자로 떠올랐다. KCC는 국내 건자재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언제까지 주택시장에서 호황이 이어질지 불투명한 데다 도료부문 매출이 나오는 자동차업과 해운업 업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이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박상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KCC가 건자재 내 성장성이 높은 석고보드의 증설을 진행하고 있지만 중장기 성장동력 모색은 숙제”라며 “쌍용머티리얼 인수의향서 제출도 성장동력 확보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쌍용머티리얼과 삼부건설공업이 모두 KCC가 현재 하고 있는 사업과 연관성이 큰 점도 KCC가 인수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는 이유로 꼽힌다.
KCC는 주요 사업부문 가운데 하나로 자동차용 도료와 유리 등을 생산하고 있는데 쌍용머티리얼 인수를 통해 이 부문에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KCC건설을 통해 건설업을 하고 있어 삼부건설공업을 인수하면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정 회장은 과거 언론과 인터뷰에서 “모르는 분야에는 절대 안 들어간다”며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평균 5∼7년의 검토 끝에 조심스럽게 들어간다”고 말한 적도 있다.
KCC가 처음 실리콘사업에 진출했을 때에도 10년의 검토과정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