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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컨테이너선 발주 붐에도 수주 가뭄, 최성안 선별 수주전략에 발목 잡히나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 2024-09-30 16:4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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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세계적 컨테이너선 발주 붐에도 삼성중공업이 단 한 척도 수주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남은 기간 LNG운반선과 컨테이너선에서 약 23억 달러 어치를 수주해 올해 목표를 채울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중국 조선소가 빠른 납기를 활용해 글로벌 선사들의 컨테이너선 발주를 쓸어담으면서 올해 수주 목표 달성 여부를 낙관하기 어려워졌다.
 
삼성중공업 컨테이너선 발주 붐에도 수주 가뭄,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1867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최성안</a> 선별 수주전략에 발목 잡히나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이 최근 글로벌 컨테이너선 발주 붐에도 수주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이 뒤늦게 컨테이너선 수주대열에 합류하는 가운데 삼성중공업의 컨테이너선 수주 공백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HD현대미포가 유럽소재 선사로부터 컨테이너선 6척(4039억 원)을 수주한데 이어 HD현대삼호는 26일 컨테이너선 4척(6746억 원)을 수주했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이달 초 덴마크 선사 머스크로부터 컨테이너선 6척, 옵션계약 4척 등 총 10척을 수주했다.

반면 국내 대형 조선 3사 가운데 삼성중공업은 현재까지 컨테이너선을 수주하지 못했다.

수익성을 중심으로 놓고 수주한다는 최성안 부회장의 ‘선별 수주’ 방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올해도 높은 선가의 LNG운반선 위주로 수주 실적을 쌓으면서 선별 수주 전략을 지속한다는 방침을 이행해왔다. 올해 상반기 수주 49억 달러 가운데 46억 달러를 LNG운반선으로 채웠다. 

다만 하반기 들어 글로벌 해운선사들의 컨테이너선 대규모 발주에 따라 컨테이너선 선가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컨테이너선 주문을 마냥 외면하기는 어려워졌다.

시장조사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만2천~2만4천TEU급 컨테이너선 선가는 2023년 말 2억3500만 달러에서 2024년 8월 2억7300만 달러로 상승했다.

컨테이너선 수익성이 높아졌지만, 삼성중공업을 비롯한 한국 조선사들은 이전보다 중국 조선소에 일감을 빼앗기는 경우가 많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독일 선사 하팍로이드가 이번 달 발주한 컨테이너선 24척은 중국 양쯔장 조선과 뉴타임즈조선소이 모두 수주했다. 또 덴마크 머스크가 지난달 발주한 62척 가운데 한화오션이 수주한 10척을 제외하고 50척은 중국 조선소가 수주했다.

특히 하팍로이드와 머스크는 글로벌 선사 가운데 한국 조선소의 ‘단골 고객’으로 여겨진 곳들이라 중국 조선소의 수주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는 평가가 나온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한국 조선소는 올해 높아진 수주 잔고 기반의 선별 수주 전략으로 고가 선박을 골라 받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일부 2027년 납기 슬롯과 2028년도 납기 슬롯을 채우고 있다”며 “슬롯여유가 있음에도 선사들은 2027년~2028년 납기 컨테이너선을 한국이 아니라 중국에 계속 발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이 올해 수주목표를 달성하려면 남은 기간 조선 부문에서 23억 달러,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25억 달러 등 총 48억 달러 어치의 수주가 필요하다. 컨테이너선과 LNG선 수주를 따내야 하지만 지난 7월1일 이후 삼성중공업의 수주 소식은 뚝 끊겼다. 

글로벌 해운 선사들의 발주 릴레이가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아직 기회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만선사 완하이는 4~10척의 대형 컨테이너선 계약을 놓고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사이를 저울질 하고 있다. 또 지난 10월 2030년까지 64만TEU의 선대 확장을 발표한 한국 해운선사 HMM 발주도 기대해 볼 만하다 
 
삼성중공업 컨테이너선 발주 붐에도 수주 가뭄,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1867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최성안</a> 선별 수주전략에 발목 잡히나
▲ 삼성중공업의 거제조선소 전경. <삼성중공업>

앞서 삼성중공업은 카타르에너지의 3단계 사업 일환인 큐맥스(27만CBM)급 LNG운반선 입찰에서 낮은 선가를 이유로 참여하지 않았다.

업계에선 큐맥스급 선형은 1개 도크에서 단독 건조만 가능해 2척을 나란히 건조할 수 있는 기존 17만4천CBM급 LNG운반선과 비교해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하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이 수익성을 이유로 마다한 큐맥스급 LNG운반선 일감은 중국의 후동중화조선소가 24척 모두를 가져갔다.

중국 조선소가 건조 실적을 착실하게 쌓는다면 향후 한국 조선소들이 기술로 우위를 점했던 LNG운반선 분야에서 존재감이 점점 더 커지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일감은 넉넉하게 쌓아놓은 상황”이라면서 “회사는 계속해 선별 수주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의 8월 말 기준 수주잔고는 322억 달러다. 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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