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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스틸이미지. |
슈퍼히어로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가 한국영화 ‘럭키’의 흥행질주에 제동을 걸었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마블의 흥행공식을 따르면서도 영상미와 세계관에서 진화를 거듭하고 있지만 한국관객들 사이에 ‘호불호’도 엇갈리고 있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개봉 사흘째인 28일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앞서 개봉한 한국코미디 럭키가 500만 명 동원을 앞두고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닥터 스트레인지의 개봉으로 박스오피스 순위는 2위로 내려 앉았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내놓은 14번째 영화다. 주인공인 외과의사가 교통사고를 당하고 초영웅으로 거듭난다는 얘기다. 셜록 시리즈로 전세계에 팬덤을 보유한 영국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할리우드가 사랑하는 여배우 레이첼 맥아담스가 주연을 맡았다.
플롯은 간단하지만 영화를 직접 보지 않고는 쉽게 평가하기 어려운 영화다. 스토리만 놓고 보면 기존 마블판 영웅담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기존 마블 영화들과 명백히 다른 점도 많다.
우선 ‘어벤저스’ 시리즈처럼 영웅들이 떼를 지어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외과의사 스티븐 스트레인지라는 한 평범하고 결핍많은 인간이 상상을 초월하는 초능력을 갖춘 영웅으로 변신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고뇌하는 영웅의 탄생담은 그리스로마 신화를 비롯해 숱하게 변주돼온 만큼 그다지 새로울 것도 없다.
하지만 네팔에서 정신적 수련을 거치는 등의 에피소드가 가미됐고 과학과 초자연, 동양과 서양, 현실과 초현실 등 이항대립적 세계를 뛰어넘는 철학적 사고의 틀도 채용됐다.
닥터 스트레인지를 직접 보지 않고 평가할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는 ‘혁명’으로까지 일컬어지는 압도적인 영상미 때문이다. 영화 관련 주요 사이트에 올라온 후기에는 반드시 3D나 4D로 관람할 것을 추천하는 내용이 많다.
오프닝에 등장하는 미러 디멘션은 이 영화의 최고 볼거리로 꼽힌다. 미러 디메션이란 거울속 세상처럼 현실과 똑같지만 현실이 아닌 공간을 가리킨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인셉션’에서 보여준 비주얼 충격에서 한발 더 나아간 지점으로 평가된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원래 1963년 만화로 먼저 나왔다. 마블코믹스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영화화할 만한 소지가 충분했다. 하지만 만화적 상상력이 영상으로 재현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영화화가 시도됐다 여러차례 무산됐고 그러는 동안 영화적 기술도 비약적으로 발전한 셈이다.
마블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흥행을 하는 경우가 많고 국내에서도 마니아층이 두텁다. 닥터 스트레인지도 개봉효과를 누리고 전작들과 달라진 점에 호기심 관객들도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잘생김을 연기한다’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데이비드 컴버배치의 독특한 매력도 흥행에 한몫하고 있다.
하지만 마블판 블록버스터에 식상한 한국관객들도 많아 흥행질주가 계속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28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 예매율은 닥터 스트레인지가 80%가 넘는 예매율을 나타냈고 럭키는 11% 안팎, 신작 공포영화 혼숨이 1%대로 3위에 올라있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개봉 첫날 40만 명 이상을 동원했으나 이튿날 20만 명대로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