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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불황 장기화에 건설사 CEO 교체 바람, SK 신세계 DL 수시인사 러시

김바램 기자 wish@businesspost.co.kr 2024-07-05 16: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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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불황 장기화에 건설사 CEO 교체 바람, SK 신세계 DL 수시인사 러시
▲ 올해 2분기부터 건설업계의 최고경영자(CEO) 교체가 줄을 잇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허병훈 신세계건설 대표, 김형근 SK에코플랜트 대표 내정자, 서영재 DL이앤씨 대표, 박상신 DL건설 대표.
[비즈니스포스트] 고금리, 고물가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건설업 불황이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건설업체들이 부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SK에코플랜트, 신세계건설, DL이앤씨 등이 이례적으로 수시 인사에 나서고 있다.

일부 회사들이 악화된 건전한 재무구조 개선에 중점을 둔 인사를 단행한 한편 다른 업체들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수 있는 전문가들을 경영자로 선임했다.

5일 건설업계와 증권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악화된 건설업 수익성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발간한 ‘건설업 2024년 상반기 정기평가’에서 “지방 분양시장의 침체가 이어지는 등 비우호적인 대외여건이 장기화되면서 최근에는 상위권 건설사 내에서도 분양실적 저하, 재무부담 증가 등으로 잠재적인 신용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바라봤다.

한국신용평가가 집계한 합산 수익성 지표에 따르면 건설업계 평균 영업이익률은 2021년 3분기 7.6%에서 줄곧 하락세가 이어져 올해 1분기 3.2%로 감소했다.

업황 둔화에 직격탄을 맞은 신세계건설은 재무건전성 회복을 도맡을 인재를 데려와 대응에 나섰다.

신세계건설은 4월2일 허병훈 경영총괄 부사장을 대표에 내정했다고 밝혔다. 허 부사장은 경영전략실 경영총괄로 그룹의 재무 관리를 총괄해온 재무 전문가로 꼽힌다.

기존 정두영 전 신세계건설 대표는 경질됐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회장 승진 이후 첫 쇄신 인사로 여겨진다.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적자 1878억 원을 냈다. 부채비율이 2022년 말 265%에서 지난해 953.6%로 뛰면서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됐다. 

신세계건설은 허 대표 선임과 관련해 "잠재적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대응과 지속적인 추가 유동성 확보 등을 통해 부채비율을 낮춰 재무 안정성을 한층 개선하는 한편 장기적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에코플랜트도 재무전문가를 데려와 재무 체력 개선에 나섰다. 5월23일 김형근 SKE&S 재무부문장을 신임 대표에 내정했다. 기존의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은 이보다 앞서 자진 사임 의사를 밝혔다.

SK에코플랜트는 15일에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한다. 이후 이사회를 거쳐 김 대표가 정식으로 취임한다.

SK에코플랜트는 하반기 본격적으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기 앞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SK에코플랜트는 차입금 규모가 2020년 말 2조22억 원에서 2023년 말 5조6018억 원으로 늘었다.  
 
부동산 불황 장기화에 건설사 CEO 교체 바람, SK 신세계 DL 수시인사 러시
▲ 서울 중랑구 리버센 SK뷰 롯데캐슬 모듈러 사무실 설치 모습. < SK에코플랜트 >

SK에코플랜트는 “김형근 신임대표는 SK주식회사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과 기업가치 기반 경영체계를 수립하는 등 거버넌스 개편과 포트폴리오 최적화에 핵심적 역할을 수행해왔다”며 “재무구조 개선은 물론 성공적 IPO 추진에 핵심적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 대표 수시인사를 진행한 건설사로 상장사인 삼부토건도 있다. 삼부토건은 4월8일 이응근 대표가 일신상 사유로 사임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이응근·정창래 공동대표 체제에서 정창래 단독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정 대표는 삼부토건 최대주주 디와이디가 삼부토건을 인수한 뒤 2023년 3월 공동대표로 취임한 바 있다.

삼부토건은 2020년 이후 4년 연속 적자를 내면서 재무우려가 고조된 상황이다. 이응근 대표 사임을 공시한 날 "계속기업으로 존속능력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내용으로 '한정' 의견을 담은 외부감사보고서를 지연공시하기도 했다.

또 다른 건설업체들은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에 주안점을 둔 인사를 단행했다.

DL이앤씨는 5월10일 주주총회를 거쳐 서영재 대표를 선임했다. 기존 마창민 대표는 3월21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됐지만 불과 8일만에 사임하면서 서 대표가 빈 자리를 채웠다.

서 대표는 LG전자 재직 시절 홈뷰티기기와 식물재배기 등 기존에 없던 신개념 가전을 시장에 안착시킨 경력이 있는 만큼 미래 신사업 발굴에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DL이앤씨는 서 대표 영입에 대해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과 소형모듈원전(SMR), 수소·암모니아 등 신사업을 발굴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DL이앤씨는 또 서 대표가 전략기획, 경영진단 등을 맡았던 업무 경험을 갖추고 있어 선제적·시스템적·그물망식 리스크 관리에 기여할 것으로도 기대했다.

DL이앤씨 자회사인 DL건설도 수시 인사를 통해 수장을 교체했다. 1일 박상신 전 대림산업 건설사업부 대표를 선임하고 본업인 주택사업에 힘을 실었다. 박상신 신임 대표는 이번 인사를 통해 DL건설 대표와 함께 DL이앤씨 주택사업본부장을 겸임하게 됐다

박유신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대표에 오른 지 5개월 만인 올해 5월 물러났다. 이후 곽수윤 전 주택사업본부장이 DL건설 대표를 겸직해 왔다.

DL건설 관계자는 “DL이앤씨 100% 자회사 작업이 순조롭게 완료된 이후 조직 안정화와 모회사와 시너지 극대화 등을 위해 박상신 대표를 선임하게 됐다”며 “건설업 전반의 위기 속에서 이번 대표이사 신규 선임으로 내실을 다지는 한편, 새로운 성장가능성을 창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바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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