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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흐름 올라타는 현대엘리베이터, 정부 정책 뒷받침 받아 실적도 기대

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 2024-06-28 11:5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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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현대엘리베이터가 당기순이익의 절반을 주주환원에 쓴다는 약속을 이행한다. 주주가치를 제고하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가치 상승(밸류업) 정책에도 발을 맞추는 모양새다.

올해 초 제정된 승강기산업진흥법 시행을 앞두고 있어 현대엘리베이터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 등 실적 개선도 예상된다. 적극적 주주환원정책과 맞물려 배당을 향한 기대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밸류업' 흐름 올라타는 현대엘리베이터, 정부 정책 뒷받침 받아 실적도 기대
▲ 현대엘리베이터가 당기순이익의 절반을 주주환원에 쓴다는 약속을 지키려 한다.

28일 현대엘리베이터에 따르면 30일을 중간배당 기준일로 정하고 이사회에서 최종 배당에 관한 결정을 진행한다. 

이번 배당은 현대엘리베이터의 첫 중간배당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1일 보통주 1주당 1500원을 중간배당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주주환원 정책은 가속화하고 있다. 정부가 최근 국내 증시 재평가를 위해 기업가치 제고방안을 투자자들에게 공유하도록 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있는 만큼 현대엘리베이터의 행보가 더욱 눈에 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11월17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기업지배구조 정책’을 발표했다. 2023년부터 2027년까지 5개 사업연도 동안 일회성 이익을 제외한 경상적 이익의 50% 이상을 현금배당하거나 자사주 취득 및 소각에 사용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주주환원과 주가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 목적으로 지난해 13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신탁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2023년 5월 1천억 원 규모 계약을 체결한 뒤 8월6일 300억 원 규모 계약을 추가로 맺었다.

2023년 결산배당으로는 보통주 1주당 4천 원을 배당했다. 2022년 회계연도 보통주 1주당 배당금 500원의 8배다. 배당금 총액은 1444억 원, 시가배당률은 8.8%였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건설업계 불황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주주환원 정책은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올해 영업이익 1629억 원, 신규수주 2조2360억 원을 올린다는 목표를 정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826억 원)보다 2배 가까이 커지는 것이고 신규수주도 지난해(1조9204억 원)보다 16.4% 높여 잡았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신규수주는 해마다 늘고 있다. 2020년 1조6911억 원, 2021년 1조7308억 원, 2022년 1조7640억 원을 올렸다. 올해는 증가세를 이어가 2조 원을 넘기겠다는 것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꾸준히 수주를 늘려 2030년까지 글로벌 톱5 및 매출 5조 원, 해외매출 비중 50%를 달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정부가 7월31일부터 시행하는 승강기산업진흥법과 노후 승강기 교체수요를 통해 실적을 개선할 수 있다고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승강기산업진흥법은 안전에만 치중됐던 승강기 관련 정책을 산업 및 인력 육성, 수출 확대 등으로 전환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는 법 시행에 맞춰 승강기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행정안전부에 승강기산업진흥과(가칭) 신설 여부를 조만간 결정하기로 했다. 기존 승강기정책과만으로는 산업 진흥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없다고 보는 의견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7위 승강기 보유국(78만6천 여대)으로 해마다 4만~5만 대의 승강기가 설치된다. 연간 승강기 설치는 중국과 인도에 이어 세계 3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다만 세계 승강기 시장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다. 세계 승강기 산업 규모가 123조 원 수준이지만 국내 시장 규모는 4~5조 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해외 승강기 시장 진출 필요성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국내 승강기 점유율 40%로 1위이지만 지난해 매출(연결조정 반영 전)에서 해외수출 관련 금액은 4067억 원가량으로 14.4%에 그쳤다. 현대엘리베이터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 안팎으로 파악된다. 
 
'밸류업' 흐름 올라타는 현대엘리베이터, 정부 정책 뒷받침 받아 실적도 기대
▲ 현대엘리베이터가 36대 승강기를 납품한 서울 드래곤시티 모습. <현대엘리베이터>

이런 상황에서 승강기산업진흥법 시행이 현대엘리베이터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승강기산업진흥법에는 승강기산업 발전 및 해외진출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승강기 국제협력 및 해외 진출지원을 위한 조사·연구, 외국 정부기관과 협력 등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겼기 때문이다.

여기에 노후된 승강기 교체 수요가 늘어나는 점도 현대엘리베이터 실적에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승강기는 설치 이후 15년이 넘으면 노후 승강기로 분류된다. 국내 설치된 승강기에서 30% 수준인 25만 대는 노후 승강기로 분류돼 교체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2019년 개정된 승강기 안전관리법은 노후 승강기 교체를 더욱 촉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승강기 안전관리법에 따르면 3년마다 정밀 안전검사가 시행돼야 하고 안전장치가 갖춰지지 않으면 이를 설치해야 한다. 이를 고려하면 승강기를 교체하는 것이 더욱 경제적이다.

실제 현대엘리베이터의 리모델링 수주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수주는 신규설치, 리모델링, 유지보수, 해외, 기타 등으로 구분된다. 여기서 리모델링 수주 실적은 2022년 3048억 원에서 2023년 4275억 원으로 40% 늘었다.

올해 수주목표인 2조2360억 원 가운데 리모델링 수주목표는 5398억 원으로 지난해 실적보다 26.3% 늘었다. 나머지 신규수주 목표를 보면 1조117억 원, 유지보수는 3961억 원, 해외는 2244억 원, 기타는 640억 원이다. 지난해보다 각각 8.0%, 10.0%, 57.7%, 20.1% 증가한 수치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지난해 최대 규모 수주에 성공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고 올해는 건설경기 악화로 신규 설치시장은 주춤하겠지만 교체수요는 견조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지속적 성장과 경영실적을 기반으로 주주와 이익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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