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경쟁업체에 압도적 우위를 점한 3D낸드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지속해 독주체제를 더 강화하고 있다.
도시바와 마이크론, SK하이닉스 등 3D낸드 후발업체들이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본격적인 시장진출이 늦어지며 삼성전자가 시장성장에 입을 수혜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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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영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 |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19일 “삼성전자의 3D낸드는 향후 지속성장을 이끌 심장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며 “뚜렷한 경쟁자없이 시장을 독점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48단(3세대) 3D낸드를 주력으로 양산하고 있는데 올해 안에 64단(4세대) 기술을 적용한 SSD와 모바일 저장장치 등 신제품을 내놓을 계획을 세웠다.
3D낸드는 단수를 높게 쌓아 올릴수록 성능과 전력효율을 높일 수 있고 고용량 메모리를 생산할 때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수가 올라갈수록 기술난도가 역시 높아져 개발이 쉽지 않다.
삼성전자는 이에 그치지 않고 2018년부터 96단 3D낸드를 본격적으로 양산하겠다는 계획도 잡아두고 있다. 이를 위해 기술개발과 생산시설에 대규모 투자가 계속되고 있다.
세계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은 D램 등 기존 주력상품의 수요가 둔화하자 성장전망이 밝은 3D낸드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대규모 투자를 이어오며 삼성전자를 추격하고 있다.
하지만 경쟁사들이 삼성전자와 3D낸드 기술격차를 따라잡기 쉽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김 연구원은 “일본 도시바는 64단 3D낸드를 선보이며 가장 빠르게 추격하고 있지만 아직 32단과 48단에서 제대로 된 제품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양산성과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투자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경우 64단 3D낸드의 본격적인 양산계획을 2018년으로 잡아두고 있다. 삼성전자와 1년 이상의 기술격차를 보이는 데다 수율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실제 양산이 늦춰질 가능성도 높다.
세계시장에서 3D낸드를 적용한 고용량 저장장치의 수요는 내년부터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시장성장의 수혜가 사실상 삼성전자에 집중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영업이익이 올해 2조 원에서 내년 4조6천억 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률도 15.7%에서 31.4%로 2배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는 이런 상황에 만족하지 않고 3D낸드 투자를 점점 더 확대해 독주체제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파악된다.
평택의 세계 최대규모 반도체공장이 내년 초 완공되면 삼성전자가 충분한 부지를 확보할 수 있는 데다 낸드플래시 수요가 계속 증가하며 공급부족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3D낸드 시장을 석권하기 위한 투자는 아직 초기국면에 불과하다고 판단된다”며 “96단 3D낸드 양산시기 단축과 생산량 증대를 위한 공격적 투자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경쟁업체의 3D낸드 양산이 조금씩 지연되는 반면 삼성전자의 기술개발과 투자는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며 “격차가 더욱 벌어질 공산이 크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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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의 64단 3D낸드 기술을 적용한 SSD저장장치. |
하지만 인텔과 중국 칭화유니그룹이 3D낸드 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협력한다면 삼성전자의 독주체제가 가로막힐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온다.
인텔은 반도체 기술력이 장점으로 꼽히지만 아직 메모리반도체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지 않아 충분한 3D낸드 생산시설을 확보하지 못했다.
칭화유니그룹의 경우 중국정부의 메모리반도체 육성정책에 힘입어 막대한 투자를 벌이며 대규모 반도체공장을 증설하고 있지만 반도체 기술력에서 크게 뒤처진다고 평가받는다.
김 연구원은 “인텔은 3D낸드 시장진입에 적극적인데다 칭화유니그룹의 지분도 대거 확보하고 있어 협력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낸드플래시 시장의 판도가 바뀔 수 있다”고 봤다.
삼성전자가 3D낸드에서 압도적인 독주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추가투자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는 이유가 이런 위협에 선제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사업 미래는 불투명하지만 메모리반도체가 전체 성장을 이끌며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며 “내년부터 놀라운 수준의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