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의 외국인투자자 비중이 처음으로 56%를 넘어섰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SK하이닉스 주가가 외국인투자자의 러브콜에 힘입어 '가격 저항선' 22만 원을 뚫고 상승랠리를 펼치고 있다.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 흐름이 이어지면서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공언했던 ‘시가총액 200조 원 달성’ 목표가 예상보다 이르게 실현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13일 코스피시장에서 SK하이닉스 주가는 전날보다 3.26%(7천 원) 오른 22만2천 원에 장 마감가 기준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장중 한 때 22만6천 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외국인투자자가 SK하이닉스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13일 SK하이닉스 주가가 재차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장 마감 기준 외국인투자자는 SK하이닉스 지분을 56.03% 보유하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는 이날도 장중 SK하이닉스 주식을 3600억 원어치 이상을 순매수했다.
외국인투자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히 SK하이닉스 지분을 늘리고 있다.
SK하이닉스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해 4~5월만해도 50%를 밑돌았지만 지난해 말 불어온 인공지능(AI) 열풍에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력이 부각되면서 상승 흐름을 보였다.
최근 들어서는 더욱 강한 매수세가 유입되며 5월23일 사상 처음으로 지분율 55%를 넘겼고 전날에는 56%까지 넘어섰다.
4월까지만 해도 외국인투자자는 국내증시 대장주 삼성전자를 SK하이닉스보다 더 많이 사들였는데 이 같은 흐름은 5월부터 반전됐다.
5월부터 SK하이닉스를 국내증시에서 가장 많이 담고 반대로 삼성전자 주식은 던지면서 외국인투자자 지분율도 역전됐다.
이 같은 순매수세에 힘입어 SK하이닉스 주가는 올해 들어 연일 신고가 랠리를 펼치고 있다. AI 대장주 엔비디아가 ‘10대 1 액면분할’을 계기로 급등흐름을 이어가면서 엔비디아의 주요 거래사인 SK하이닉스에도 기대감이 쏠린 것으로 보인다.
▲ 최근 5년 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외국인투자자 지분율 추이. 파란색이 SK하이닉스. |
증권가에서는 HBM시장의 독점적 지위가 올해 SK하이닉스의 호실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올해 영업이익 규모가 과거 최대치인 2018년을 웃돌면서 6년 만에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해 2분기에 2018년 3분기 이후 최대 분기 실적을 낸 뒤 4분기까지 우상향의 실적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고 내다봤다.
올해 초만 해도 100조 원을 밑돌던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이 반년 만에 160조 원대로 올라서면서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제시했던 3년 내 시가총액 200조 원 목표가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주식 수 기준 주가가 27만4800원까지 오르면 시총이 200조 원을 넘는다.
증권업계 전문가들도 장밋빛 관측에 힘을 더하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최근 목표가를 기존 26만 원에서 29만 원으로 상향했다. SK증권과 KB증권도 목표가를 28만 원으로 올려 잡았다.
이 외에도 메리츠증권(26만 원), 흥국증권(25만 원), IBK투자증권(25만 원), 한국투자증권(24만 원) 등이 최근 목표가를 상향했다.
곽 사장은 올해 1월 SK하이닉스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현재 생산하고 있는 제품을 잘 준비하고 투자 효율성 극대화, 재무건전성 유지에 신경쓴다면 현재 시가총액이 약 100조 원인데 3년 내에 200조 원에 도전해 볼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