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에 따른 주주들의 불안을 잠재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주주친화정책을 강화하며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힘쓰는데 이런 전략이 주주들의 지지를 얻는데 긍정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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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14일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에 능동적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투자자 입장에서 이런 변화는 긍정적인 요소”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의 2차리콜과 단종을 결정한 뒤 리콜로 발생할 수 있는 비용을 3분기 실적에 모두 반영해 잠정실적을 고쳐 내놓았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기존 7조8천억 원에서 5조2천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 1차 리콜 당시 반영된 비용을 포함하면 모두 4조 원 가까운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까지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발생하는 기회비용도 모두 3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실적이 발표되기 전 미리 전망치를 제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노트7 판매중단에 따른 영향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향후 전망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삼성전자가 실적에 받을 타격을 놓고 증권가와 외신들의 의견이 분분해 기업가치를 놓고 불확실성이 커지자 공식적인 전망치를 내놓으며 대응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가 모두 7조 원에 가까운 대규모 손해를 입을 것이라고 발표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이런 대응이 주주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줄 가능성이 높다.
김 연구원은 “갤럭시노트7 사태는 주주들에게 막연한 불안감과 불확실성을 줬다”며 “삼성전자의 선제적인 발표는 안도감을 주고 향후 성장성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14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보다 1.73% 오른 158만4천 원으로 장을 마치며 이런 효과를 일부 증명했다.
삼성전자는 주주친화정책을 강화하고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는 등 변화를 이끌어 투자자들의 지지를 획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9월까지 모두 11조3천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주가부양정책을 실시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자사주 매입 직전보다 20% 가까이 올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7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에 올라 책임경영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아 기업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정관변경도 이뤄졌다.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삼성전자가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인적분할하며 배당성향을 대폭 높이는 주주친화정책을 실시해야 한다는 주문을 내놓았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사태로 하락한 주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이런 제안을 일부 수용하며 배당을 확대할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경우 외국인 주주의 비중이 높은만큼 향후 인적분할 등 중요한 안건을 주주총회에서 승인받기 위해 주주의 지지 획득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삼성전자의 적극적인 주주친화정책은 갤럭시노트7 사태의 악영향에서 투자자들의 눈길을 돌리게 했다”며 “배당확대 등 추가적인 정책 실시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