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에너지기업 삼탄이 동부발전당진 인수를 눈앞에 두고 있다. 삼탄은 동부발전당진 인수를 통해 석탄화력발전 사업권을 획득하게 되면서 기존 석탄사업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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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상덕 삼탄 회장 |
5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삼일PWC는 삼탄을 동부발전당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애초 삼탄, SK가스, GS이피에스, LG상사,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 6개 기업이 예비입찰에 참여했으나 본입찰에서 삼탄과 SK가스의 2파전으로 좁혀졌다.
삼탄은 본입찰에서 SK가스보다 근소한 차이로 더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삼탄은 SK가스와 큰 가격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삼탄은 2500억 원이 넘는 가격을 제시했으며 SK가스는 2500억 원에 다소 못 미치는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대상은 동부건설이 보유한 동부발전당진 지분 60%다. 동부발전당진은 충남 당진 소재 석탄화력발전소(동부그린발전소) 2기에 대한 사업권을 갖고 있다. 동부발전당진의 석탄화력발전소 2기는 2018년 11월쯤 준공되며 발전용량은 1160메가와트에 이른다.
시장은 애초 동부발전당진 인수가격을 4천억~5천억 원 상당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본입찰을 앞두고 동부발전당진 사업주체인 동서발전과 송전망 구축을 담당하는 한국전력 간 송배전 공사비용 부담 갈등이 불거졌다.
동서발전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 이와 관련해 조정을 요청했다. 이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동부발전당진 석탄화력발전소는 준공 뒤에도 3년 가량을 가동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따라 동부발전당진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후보 대부분이 본입찰에 불참했고 아울러 매각가격 하락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 삼탄, 삼수 끝 발전사업권 획득
동부발전당진을 인수하게 되면 삼탄은 삼수 끝에 석탄화력발전 사업권을 손에 넣게 된다. 삼탄은 앞서 STX에너지와 동양파워 인수전에 참여했지만 번번이 쓴 잔을 마셨다.
삼탄 사정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1년 내 3번이나 석탄화력발전사업 인수를 시도하고도 실패할 경우 회사의 부담이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탄이 석탄화력발전 사업권 획득에 공을 들인 이유는 기존 자원개발사업과 발전사업의 시너지 때문이었다. 삼탄은 인도네시아, 호주, 몽골 등지에서 탄광개발사업을 추진중이다.
삼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한 석탄을 발전에 쓰고 전기를 파는 안정적 수익구조가 매력적”이라며 “이번 동부발전당진 인수로 자원개발에서 석탄발전까지 시너지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발전당진 매각주간사인 산업은행과 삼일PWC는 신속한 거래종료를 위해 상세실사를 생략하고 예비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계약을 체결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삼탄은 산업은행과 조율을 거쳐 이번 주 중 최종 인수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동부발전당진 매각이 조속히 마무리됨에 따라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동부그룹도 한 시름 덜게 됐다. 앞서 동부건설은 동부발전당진 지분을 신탁하면서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자산담보부대출 1989억 원을 받았다.
동부발전당진이 매각될 경우 동부건설은 매각대금에서 1989억 원을 제외한 금액을 받게 된다. 동부그룹은 이 자금을 오는 9월 만기인 회사채 500억 원을 상환하는 데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동부발전당진의 매각계약이 체결되면 오는 9월 동부건설의 회사채 상환은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삼탄, 삼천리와 끈끈한 동업관계 유지
향후 인수합병 시장에서 삼탄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탄은 현금성 자산만 1조 원 넘게 보유한 현금 부자 기업이다. 지난해 2조4231억 원의 매출과 5486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을 정도로 실적도 탄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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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만득 삼천리 회장 |
또 인도네시아 피시르 광산에서 2053년까지 연간 평균 2900만 톤의 유연탄광을 생산할 예정이어서 삼탄은 향후 40년 동안 매년 수천억 원 대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삼탄은 사업 포트폴리오가 석탄사업에 치중돼 있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삼탄은 최근 LNG 생산판매 시장에도 진출하는 등 신사업 발굴에 힘을 쓰고 있고 현금이 넉넉한 만큼 알짜 매물이 나올 때마다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삼탄은 무려 40년간 매년 수천억 원씩 영업이익이 보장될 정도로 자금력이 탄탄해 인수합병시장 큰손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탄은 삼천리그룹 계열사다. 하지만 삼천리그룹은 삼탄 계열과 삼천리 계열로 나뉘어 사실상 분리 경영되고 있다. 삼탄 계열은 유상덕 삼탄 회장이, 삼천리 계열은 이만득 삼천리 회장이 이끌고 있다.
유 회장의 아버지 유성연 회장과 이 회장의 아버지 이장균 회장이 1955년 삼천리그룹의 모태 삼천리연탄을 공동설립했다. 이후 60여년 동안 두 가족의 동업체제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두 집안은 주요 계열사의 지분도 똑같이 나눠 보유하고 있다. 유 회장 일가와 이 회장 일가는 삼천리 지분 16.18%씩, 삼탄인터내셔널 35%씩, 삼탄 지분 33.49%씩을 각각 소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