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시작 1분기 만에 분기 기준 최대 순이익(연결기준 7010억 원)을 내면서 지난해 3분기와 4분기에 연속으로 메리츠화재에 밀렸던 손해보험업계 1위를 되찾았기 때문이다.
이런 호실적에 시장도 강하게 반응했다. 이날 삼성화재의 주가는 전날보다 10% 가까이 오르며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이 대표는 보험과 투자 영역의 고른 성장을 통해 다른 보험사들이 범접할 수 없도록 도약해 경쟁자의 추격세을 따돌리겠다는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
삼성화재도 이런 이 대표의 전략에 따라 14일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신계약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분기별로 지속적으로 신상품을 선보이고 해외 자산운용사에 대한 지분 투자도 늘리겠다는 계획을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도 삼성화재의 올해 실적에 대해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보험손익과 투자손익 모두 지난해 대비 개선되고 있다”며 “보장성 신계약 호조에 따라 올해 말 보험계약마진(CSM) 잔액이 14조 원대 중반대까지 이를 것으로 보여 실적 추정치를 높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화재의 호실적 못지않게 D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의 추격세도 매서운 상황이다.
D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도 삼성화재와 마찬가지로 1분기 시장 전망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냈다.
DB손해보험 역시 1분기에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순이익을 내며 메리츠화재를 제치고 업계 2위에 올라섰다.
정종표 대표는 지난해 손보업계 2위 경쟁에서 메리츠화재에게 밀렸던 것 씻기 위해 올해 수익성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고 각 보험부문별 과제를 세세하게 주문했는데 가시적 성과를 낸 셈이다.
DB손해보험은 1분기 실적을 두고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 일반보험에서 고른 보험영업이익 증가에 따라 순이익이 늘었고 보험계약마진 잔액은 12조4천억 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호실적 행진을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도 “1분기 DB손해보험의 순이익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고 특히 투자손익 개선이 돋보였다”며 “연간 경상 순이익이 2조 원에 근접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사진)도 1분기에 역대 최고 순이익을 거두며 보장성보험 판매를 앞세워 삼성화재를 추격할 채비를 하고 있다.
올해부터 메리츠화재를 이끌고 있는 김중현 대표도 1분기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며 삼성화재를 향한 추격을 지속하고 있다.
메리츠화재의 추격세는 해가 갈수록 매서워지는 상황이다.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의 순이익 격차는 2022년 3700억 원에서 지난해 2500억 원 수준까지 좁혀졌다.
김중현 대표는 전임자인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때부터 시작된 ‘성공 방정식’인 양질의 보장성보험 확보를 통한 수익성 중심의 매출 성장을 지속해 삼성화재를 추격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김 대표는 14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3월 장기보험 신계약 성장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장기보험 부문에서 극한의 비용 절감을 추진해 효율성을 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도 “메리츠화재는 장기보험과 일반보험 손익이 탄탄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고 투자손익에서도 금리부자산 증가 영향으로 경상 이자손익 중심에 개선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올해 손보업계 상위 3사의 변동은 크게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1등은 삼성화재가 지킬 가능성이 높지만 2위와 차이는 계속 줄어들 가능성이 있고 2등을 놓고도 D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가 매 분기 엎치락뒤치락하며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