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가 12년 만에 전면파업을 벌였다. 현대차 울산과 전주, 아산공장의 생산라인의 가동이 모두 중단됐다.
노사는 파업과 별개로 집중교섭을 통해 임금협상을 시도하기로 했지만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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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갑한 현대차 사장(왼쪽)과 박유기 현대차 노조위원장. |
현대차 노조는 26일 전 조합원이 출근하지 않고 부서별로 단합대회를 열었다. 조합원들은 이날 오전과 오후 1,2조 근무자들이 각 8시간씩 전면파업했다.
현대차 노조가 전면파업에 나선 것은 2004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이미 19차례 부분파업을 벌였다. 27일부터 30일까지 매일 6시간 파업도 예고했다.
노조는 회사가 임금안을 포함해 추가 제시안을 낼 것을 요구하며 파업을 통해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노조 측은 “2차 잠정합의안은 시기의 문제가 아니라 내용의 문제”라며 “회사는 임금안을 포함한 추가 제시안을 내라”고 요구했다.
회사 측은 전면파업에 대해 “노사가 어렵게 잠정합의안을 만들어 놓고도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됐다는 이유로 추가 제시를 요구하며 전면파업에 들어가는 것은 노사간 신의성실 원칙에 위배되는 실망스러운 행위”라고 지적했다.
현대차는 노조가 이날 전면파업까지 올해 20차례에 걸친 파업으로 약 11만4천 대의 생산과 2조5천억여 원의 매출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추산했다.
현대차 주가도 전면파업에다 3분기 실적부진 전망까지 겹치면서 약세를 면치 못했다.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1.06% 내린 14만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1조354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9% 감소해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수준"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 노조의 전면파업으로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들도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아산과 울산공장에서 자동차 핵심 모듈을 생산해 현대차에 공급하고 있는데 공장가동 중단으로 공급망 체계가 무너질 경우 피해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노사는 파업과 별개로 집중교섭을 벌여 임금협상 2차 잠정합의안 도출을 시도하기로 했다. 그러나 전면파업으로 노사갈등이 '강대강'으로 치달으면서 상호 불신도 커져 극적으로 합의에 이르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사는 8월24일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으나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반대 78.05%로 부결됐다.
잠정합의안에는 임금 5만8천 원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350%+330만원,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주식 10주 지급 등의 내용이 담겼다.
현대차는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되고 임금협상이 장기화하고 있는 데 대해 노조 내부에서 이견조율이 이뤄지지 않는 데 원인이 있다고 본다.
현대차는 이날 낸 입장자료에서 “기존 잠정합의안은 회사와 노조 집행부와의 상당한 고민과 협의 끝에 도출한 결과였으나 노조 내부의 이견으로 교섭이 장기화되고 있다”며 “하루 속히 노조 내부 의견조율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