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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웨이 매출 200억대 화장품사업 왜 분할하나, '재육성'으로 가닥 잡나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4-02-1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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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코웨이가 화장품 사업부문을 분할하기로 한 배경을 놓고 엇갈린 추측이 나오고 있다.

코웨이는 화장품 사업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화장품 사업이 코웨이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미미한데다 실적도 썩 좋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정리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코웨이 매출 200억대 화장품사업 왜 분할하나, '재육성'으로 가닥 잡나
▲ 코웨이가 화장품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하기로 한 결정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사진은 코웨이 유구 공장. 

18일 코웨이에 따르면 5월1일을 분할기일로 해 화장품 사업부문을 '리엔케이코스메틱'이라는 별도 법인으로 물적분할하기로 했다. 화장품 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내려진 결정이라는 것이 코웨이의 설명이다.

코웨이 관계자는 “본업이 환경가전 렌탈사업이다보니 이와 사업구조가 다른 화장품 사업과 관련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전략적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며 “자회사로 분리하면 의사결정이 더 효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설명이 원론적 설명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코웨이가 화장품 사업부문에서 그동안 거둔 성과가 미미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사업을 정리하기 위한 수순을 밟는 것으로 의심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기업들이 물적분할을 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통상적으로는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한 회사의 미래 가치를 더 키우기 위해 물적분할을 하는 사례가 절대 다수다.

LG화학이 미래 먹거리 사업인 배터리와 관련해 LG에너지솔루션을 물적분할한 뒤 상장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카카오가 수많은 사업부를 자회사로 떼어내 상장한 것도 같은 이유였다.

하지만 코웨이의 화장품 사업부문은 성장성이 높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으로 여겨진다.

코웨이는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시대부터 화장품 사업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0년대 말 IMF 사태로 화장품 사업을 매각하면서 잠시 손을 뗐지만 2010년 9월 다시 진출하면서 역사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코웨이에 따르면 화장품 사업부문은 고기능성의 프리미엄 화장품을 중심으로 브랜드 리엔케이, 올빛, 헬시그루 등을 두고 있으며 방문 판매를 주력으로 판매망을 구축하고 있다. 홈쇼핑과 면세점, 온라인 등의 판매 채널도 운영하고 있다.

사업부문의 역사가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현주소는 자랑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코웨이가 2023년 화장품 사업부문에서 낸 매출은 약 234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0.8% 수준에 그친다. 영업이익은 별도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 역시 전체 실적에서 매우 적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화장품 사업부문 곳곳에서는 이미 경고등이 들어와 있기도 하다.

코웨이는 2021년에는 화장품 사업부문에서 손상차손으로 21억5800만 원을 반영한 바 있다. 이번에 물적분할하는 사업부문과 다른 법인이기는 하지만 화장품 사업을 하는 코웨이의 관계사 넷마블힐러비 투자손상차손으로만 약 37억 원이 반영돼 있다.

넷마블힐러비는 코웨이가 넷마블과 함께 화장품 사업을 하기 위해 2021년 5월 만든 회사다. 두 회사가 각각 지분 41%씩을 출자했고 방준혁 의장이 나머지 18%를 출자했다.

현재 코웨이 화장품 사업부문을 이끄는 최고책임자가 부장급 실무자에 불과하다는 점도 코웨이가 이 분야에 투자를 지속할 의지가 적은 것 아니냐는 주장에 힘을 보탠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보면 코웨이가 화장품 사업부문을 따로 떼어낸다고 할지라도 연 평균 매출 수백억 원대에 불과한 회사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기는 쉽지 않은 환경으로 여겨진다.

코웨이가 화장품 사업부문의 성장성을 스스로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도 이번 물적분할의 배경을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지점이다.

코웨이는 회사분할 신고서를 통해 화장품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 뒤 최소 5년 동안은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지 않겠다고 했다. 성장성 높은 사업부를 물적분할한 뒤 최대한 빨리 상장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일반적 패턴과 비교하면 정 반대의 행보다.

화장품 사업부문의 미래 가치를 스스로도 높게 평가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물론 알짜 회사를 비상장으로 유지하는 경우도 많지만 코웨이의 화장품 사업부문은 그런 사례들과는 달라 보인다.

코웨이가 결국 화장품 사업부문을 조용히 정리하기 위해 물적분할이라는 절차를 밟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일부 주주들로부터 나오는 배경에는 이런 정황들이 있다.

코웨이는 이와 관련해 화장품 사업부문의 물적분할이 손을 떼기 위함이거나 힘을 빼려는 결정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코웨이 관계자는 “이번 신설 코스메틱 자회사 설립은 사업핵심역량에 집중해 전문성과 경영효율성을 높이고 빠른 시장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것”이라며 “화장품 사업부문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앞으로 조직개편 등이 이뤄지면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코웨이에 따르면 현재 화장품 사업부문의 실적이 좋은 상태는 아니지만 과거에는 유의미한 소준까지 컸던 적도 있다.

코웨이 화장품 사업부문은 2010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돼 이듬해인 2011년 매출 682억 원을 냈다. 2013년에는 매출 700억 원대를 넘었으며 2014년과 2015년에는 2년 연속으로 매출 800억 원대를 달성했다. 2016~2018년에도 연 평균 매출 765억 원을 냈다.

코로나19 시기를 지나면서 외형이 급격하게 쪼그라들긴 했지만 과거 수준의 매출만 회복한다면 안정적 실적을 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도 있다. 물적분할을 통해 화장품에만 집중할 수 있는 의사결정 구조를 갖춘다면 미래 먹거리로 키웠던 과거만큼의 성과를 재현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될 수 있다는 뜻이다. 

코웨이 관계자는 “화장품 사업부문은 렌탈 사업과 달리 별도의 판매망도 갖추고 있을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새 제품도 출시하는 등 사업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사업 철수 등의 계획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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