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보령의 우주산업 진출에 대해 기대만큼 향후 추가적인 재무적 부담은 리스크라는 시선이 나온다.
김 대표는 김승호 보령제약 그룹 명예회장의 손자다.
김승호 명예회장의 장녀인 김은성 보령홀딩스 회장이 경영권을 물려받았고, 김은선 회장의 아들인 김정균이 3세 경영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유독 우주사업에 관심이 많다.
취임한 2022년 3월 이후 사명에서 ‘제약’을 떼고 우주 헬스케어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는 방침을 세웠다.
그는 2023년 CEO 레터를 통해 ‘보령이 우주사업을 하는 이유’를 세가지로 꼽았다.
첫 번째는 우리의 ‘인류 건강에 꼭 필요한 기업’이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기회이고 두번째는 20분의 1로 낮아진 우주로의 접근 비용은 민간기업들로 하여금 창의적인 방식으로 우주를 바라볼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줬으며 세 번째는 제약사업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우주에서 사람의 건강과 관련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 찾는 것이 비교적 수월하다는 것이다.
제약사로서 ‘우주헬스케어사업’에 대한 진출 의지와 우주로의 접근성이 쉬워져 앞으로 우주사업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우주사업을 한다는 설명으로 풀이된다.
▲ 보령이 미국 상업용 우주정거장 건설기업 액시엄스페이스와 국내 합작법인 설립 절차를 완료하고 브랙스스페이스(BRAX SPACE)를 공식 출범했다. <보령>
‘우주헬스케어사업’이란 우주산업 발달로 우주에 진출하는 지구인이 많아지며 우주에서도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을 도모하는 사업을 의미한다.
보령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보령은 우주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시장성’을 보고 처음 우주사업을 들여다 보게 됐다”며 “우주선 발사 기술이 혁신되며 한 번 로켓을 쏘아올리는 비용이 20분의 1 정도로 줄어 앞으로 우주 공간에 올라갈 우주인들의 절대적 숫자라든지 그들이 체류하는 시간이 계속 늘어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보령의 우주사업 진출은 김 대표의 우주비전과 사업 인사이트가 반영된 것이기도 하다.
보령 관계자도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김 대표가 우주사업에 주력하는 이유는 ‘사업적 인사이트’라고 보고 있다”며 “신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령은 2022년 액시엄스페이스에 6천만 달러(약 78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그리고 2024년 '브랙스스페이스'라는 합작법인까지 세웠다.
브랙스스페이스는 주요 사업으로 우주정거장 안 연구 및 실험 플랫폼 서비스, 한국인 유인 우주 개발 프로젝트, 우주정거장 모듈 공동 개발 등을 추진하게 된다. 액시엄스페이스의 기술과 인프라를 활용해 저궤도 우주사업은 국내 독점으로 하기로 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일라이릴리 등 글로벌 빅파마들은 이미 2000년 대부터 우주사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우주 사업을 하는 제약사는 보령이 유일하다. 그만큼 보령의 우주사업을 향한 내외부 시선에는 어느정도의 기대가 섞여 있다.
보령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브랙스 출범의 의의’에 대해 “브랙스 출범 자체가 갖는 의미는 우리나라가 지구 적외도에 접근성을 확보했다는 점에 가장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적외도에서 중요한 인프라라 함은 국제 우주정거장을 의미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국제우주정거장 관련 사업이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지만 액시엄스페이스는 적외도 국제우주정거장을 상업화할 수 있는 회사이고 민간우주정거장을 건설할 회사이기도 하다”며 “브랙스스페이스는 앞으로 액시엄스페이스의 인프라나 기술을 활용해 한국에서 우주사업을 독점적으로 추진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 보령이 액시엄과 만든 우주 합작법인 브랙스는 주요 사업으로 우주정거장 안 연구 및 실험 플랫폼 서비스, 한국인 유인 우주 개발 프로젝트, 우주정거장 모듈 공동 개발 등을 추진하게 된다. 액시엄의 기술과 인프라를 활용해 저궤도 우주사업은 국내 독점으로 하기로 했다. <액시엄스페이스>
그러나 긍정적 기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주 사업의 경우 막대한 투자가 뒷받침돼야 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재무적으로 부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보령이 액시엄스페이스에 투자한 금액은 2023년 예상 당기순이익의 1.5배가 넘는 규모다.
보령은 2021년과 2022년 400억 원대의 당기순이익을 거뒀고, 2023년도에도 400억 원 중반으로 추정된다.
보령 관계자는 비즈니스 포스트와 통화에서 ‘우주사업에 대한 리스크’는 없냐는 질문에 “리스크라기 보다는 우리나라에서 아직 우주사업에 대한 전반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 않아 홍보 등 병행해 나가야 할 부문이 많아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떤 사업이든지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리스크보다 기회가 더 크다고 생각해 우주사업을 하고 있는거다”며 “모든 사업에 0%도 100% 성공률도 없다”고 덧붙였다. 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