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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 '현대중공업 쇼크'에서 벗어날까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4-07-30 15:5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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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성 '현대중공업 쇼크'에서 벗어날까  
▲ 이재성 현대중공업 회장

이재성 현대중공업 회장이 취임 반 년 만에 최대위기를 맞았다. 현대중공업이 2분기 1조 원이 넘는 사상 최대 영업적자를 내면서 이재성 회장체제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이 회장은 수익성 제고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와신상담'의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업계 불황이 심한 데다 중국 조선업계의 공세도 갈수록 강해지고 있어 앞길이 순탄치 않아 보인다.

◆ 이재성 “와신상담해 악순환의 고리를 끊자”

현대중공업이 29일 사상 최악의 실적을 발표한 뒤 안팎에서 이 회장 체제의 리더십이 흔들린다는 말조차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은 이날 2분기 실적발표 직후 180여명의 임원들을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에서 소집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전 직원이 위기의식을 공유해야 한다”며 “와신상담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이 2분기에 기록한 1조1037억 원의 영업손실은 업계 맏형 자리를 지켜온 현대중공업으로서 참담한 성적표다. 애초 시장 전망치는 영업손실 375억 원 정도였는데 현대중공업이 내놓은 실적은 전망치의 30배나 됐다.

경쟁회사인 삼성중공업은 2분기에 매출액 3조1067억 원, 영업이익 2623억 원을 기록했다.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9.5%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업계에서 이 회장이 이번 실적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명예퇴직을 포함한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이 재무통으로 경영지원실에서 역량을 보였던 만큼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실적이 악화된 만큼 희망퇴직을 받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2012년에 50세 이상 과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는데 이번에 대상이 더욱 확대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 흔들리는 이재성 리더십

이 회장은 현대중공업 대표이사를 맡은 이후 기대에 걸맞는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표이사로 취임한 2009년 이후 현대중공업의 매출액 자체는 늘었음에도 영업이익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의 영업이익은 2010년 5조3430억 원이었으나 2012년 1조9930억 원으로 급감했고 급기야 지난해 4분기부터 3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잇고 있다.

주가도 하락하고 있다. 이 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2011년 3월 기준 현대중공업 주가는 한 때 51만8천 원까지 기록했으나 2분기 어닝쇼크 영향으로 30일 15만2500원으로 마감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회장을 맡자마자 현대중공업 임직원의 원전비리 연루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협력업체 납품 비리로 임직원 12명이 구속기소되는 바람에 이 회장이 내세웠던 윤리 및 준법경영에 치명타를 입었다.

최근 현대중공업의 노사갈등도 이 회장의 고민거리로 남아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24일까지 20여차례나 임금협상에 나서고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회사가 경기침체를 이유로 고통분담을 호소하고 있는 데 반해 노조는 “사내 유보금을 쌓아두고도 엄살을 부린다”고 반발하고 있다.

수익성 개선의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국내 조선업은 지난해 수주점유율이 33%에 그쳐 40.9%를 차지한 중국에 세계 1위 자리를 내줬다. 현대중공업은 아직까지 세계1위 조선업체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수익성이 악화돼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적악화 요인들이 2분기에 선반영된 만큼 3분기 실적이 다소 개선된다하더라도 업계의 불황이 심해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평사원에서 회장직 오른 샐러리맨 신화

이 회장이 현대중공업 회장에 오른 것은 지난해 11월 말이다. 이 회장은 평사원에서 출발해 회장까지 올라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이 됐다.

1975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2004년 현대중공업 부사장을 거쳐 2009년 11월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중공업 회장은 2011년 12월 민계식 회장이 퇴진한 뒤 2년 가까이 공석이었다.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은 소유와 경영의 분리원칙에 따라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 회장은 정 전 의원과 중고대학교 동창으로 50년지기 친구이며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과 사돈 사이다.

이 회장은 현대중공업 위기돌파라는 과제를 안고 공석으로 있던 회장이 됐다. 이 회장은 회장이 된 뒤 본부장급이 맡았던 각 사업부문 책임자도 총괄사장급으로 격상시켜 책임경영체제를 강화했다.

이 회장은 서울대 경제학과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제학 박사출신으로 업계에서 대표적 기획 및 재무전문가로 통한다. 현대중공업에서도 인사, 노무, 원가회계, 구매 등 분야에서 경영역량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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