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충희 기자 choongbiz@businesspost.co.kr2024-01-05 16:3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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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넷마블이 2024년 상반기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제2의 나라' 중국 출시를 앞두고 중국 정부의 게임 규제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규제가 MMORPG의 수익모델을 집중적으로 규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넷마블이 올해 흑자전환을 위해 준비한 첫 계획부터 흔들릴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 제2의 나라 중국 홈페이지 사진. 현지 배급사인 텐센트는 2023년 12월6일부터 마지막 테스트와 사전예약을 진행하고 있다. <텐센트 홈페이지 갈무리>
5일 게임업계 따르면 넷마블이 2024년 첫 번째로 내놓는 게임은 기존 작품인 '제2의 나라'의 중국 버전이 될 가능성 높다.
넷마블은 2022년 12월 제2의 나라의 외자판호를 발급받고 현지 배급사인 텐센트와 함께 중국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판호 발급 이후 1년여에 걸친 현지화를 마무리하고 이제 출시를 목전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원작인 제2의 나라는 일본 애니메이션제작사 지브리스튜디오의 지식재산(IP) '니노쿠니'를 바탕으로 만들어져 한국은 물론 일본과 대만, 홍콩, 마카오 등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다.
그래픽 면에서 높은 심미적 완성도를 보인다는 평가를 받아은 만큼 중국에서도 흥행도 어렵지 않을 것이란 기대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중국 게임 규제당국인 국가신문출판서(NPPA)의 규제 강화 움직임에 따라 이 게임이 기대만큼 활약해 주지 못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NPPA가 2023년 12월22일 공개한 ‘과도한 게임 이용 및 과소비 제한’ 조항에 따르면 앞으로 중국에서 미성년자의 확률형아이템 구매가 원천 차단되며 성인이라고 해도 하루에 구매할 수 있는 구매 한도가 정해진다.
▲ 중국 게임 규제당국인 국가신문출판서(NPPA)는 2023년 12월22일 '온라인 게임 관리 방안'이라는 강력한 게임 규제안을 발표했다. <중국 국가신문출판서 홈페이지>
제2의 나라는 확률형 아이템 수익모델에 기대는 MMORPG라는 점에서 규제에 직접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또 배틀패스와 출석체크 등 MMORPG를 라이브서비스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시스템들이 일괄 금지되면서 게임을 운영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윤예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6일 게임산업 리포트에서 "중국의 이번 게임산업규제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게임 장르는 인당 과금액이 큰 MMORPG로 규제의 방향성이 매출 추정에 중요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이미 사업성이 검증된 게임을 중국 시장에 출시해 올해 실적 반등 기회를 노리는 넷마블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넷마블은 2022년 적자를 기록한 뒤 2023년에도 적자가 확실시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24년 제2의 나라를 중국에 출시하고 다수의 신작 게임을 출시하는 식으로 실적 반등을 꾀하고 있다.
넷마블은 올해 상반기 제2의 나라 중국 버전과 3개 신작게임을 출시하고 2024년까지 최소 6개 신작게임을 출시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올해 출시되는 것이 확정적인 신작게임은 '아스달 연대기',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레이븐2', '킹아서 레전드라이즈', '모두의마블2',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 등이다.
개발이 거의 완료된 '데미스리본', '7개의 대죄 오리진', 'RF온라인 넥스트', '샹그릴라 프론티어'까지 합치면 최대 10개 신작게임을 출시할 수도 있다.
이들 신작게임들이 모두 불확실성을 품고 있다는 점에서 '검증된 게임'인 제2의 나라가 반드시 성공해줘야 하는 상황이었다.
▲ 넷마블은 2024년 아스달 연대기를 비롯한 6~10개의 신작게임을 출시한다. <넷마블>
다만 중국정부가 규제를 재검토할 뜻을 보인 만큼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시선도 있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7일 리포트를 내 "중국 진출하는 게임들은 이미 과금 강도를 조절해 출시하고 있는 만큼 사업모델 변화 제한적일 것이다"라며 "(중국 정부가) 게임 콘텐츠나 산업 자체에 대한 비관적 태도를 가지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규제안 발표일인 12월22일 텐센트 등 중국게임기업 주가가 일제히 급락, 중국 게임기업 시가총액 104조 원이 증발하는 등 해당 규제가 중국 기업의 경쟁력까지 약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자 NPPA는 규제 강도는 물론 규제 자체를 재검토할 의사를 내비쳤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 내에서도 게임을 사회악으로만 보던 종전의 시각과 여가이자 수출산업으로 보는 새로운 시각이 충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게임 원신이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뒤 중국 관료들도 게임을 제거할 대상으로 보지 않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규제기관으로서는 이례적으로 해명에 나섰으며 1월4일에는 규제안을 발표한 담당자를 해임했다.
또한 외국게임에 대한 외자판호 40개 자국 게임에 대한 내자판호 105개를 내주면서 게임출시와 관련한 규제는 대폭 완화할 뜻을 보였는데 넷마블이 올해 출시할 게임들이 중국에 진출할 가능성도 높아진 셈이다.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