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하면서 하드웨어 사양의 상향평준화가 이뤄짐에 따라 소프트웨어 기술력이 스마트폰의 성능을 높일 수 있는 또다른 핵심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하드웨어 사양은 우수하지만 보안과 사진, 운영체제 최적화 등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사업부장 사장이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경쟁력도 강화해 완성도를 높여나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노태문 MX(모바일경험)사업부장 사장은 하드웨어 전문가로서 그동안 갤럭시 스마트폰의 성공을 이끌어온데 더해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강화해 완성도를 높여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최신 갤럭시 스마트폰의 소프트웨어 보안과 사진 촬영 기능에서 취약점이 드러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IT전문매체 안드로이드 오소리티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23이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폰투온’ 해킹 대회에서 하루 만에 두 번이나 해킹 당했다”고 보도했다.
폰투온 대회는 화이트해커를 중심으로 최신 스마트폰의 보안 취약점을 밝히고 실력을 검증하는 대회다. 화이트해커란 공익이나 합법적인 목적으로 해킹을 활용하는 윤리적인 해커를 말한다.
이번 대회에서는 삼성전자 갤럭시S23과 함께 △애플 아이폰14 △구글 픽셀7 △샤오미 13프로를 해킹 목표 대상으로 선정했는데 이 가운데 갤럭시S23과 샤오미 13프로가 해킹당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지난해 폰투온 대회에서도 갤럭시S22가 단 55초 만에 해킹 당했다. 갤럭시S22는 대회가 진행되는 4일 동안 4번이나 해킹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폰투온 대회에서 일어난 해킹은 모두 갤럭시폰 소프트웨어의 취약점을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폰의 소프트웨어가 보안상 취약점을 드러낸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폰투온 대회에서 밝혀진 보안 취약점을 화이트해커들로부터 받아서 갤럭시 스마트폰의 완성도를 높이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고 말했다.
그동안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은 보안측면에서 경쟁업체인 애플의 아이폰에 뒤처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안드로이드 오소리티는 “보안 측면에서 애플의 운영체제인 iOS가 갤럭시폰 등이 채택하고 있는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보다 더 낫다는 관측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갤럭시폰의 소프트웨어 성능이 아이폰에 뒤떨어진다는 지적은 운영체제 최적화 측면에서도 나오고 있다.
인도 IT전문매체 HT테크는 “아이폰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성능을 적절하게 조합해 더 효율적이고 부드럽게 작동한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의 소프트웨어 취약점은 사진촬영 부분에서도 나타난다.
스마트폰업계에서는 갤럭시폰의 카메라 하드웨어 성능은 뛰어나지만 이미지 처리 알고리즘의 성능이 부족해 사진촬영 기능이 아이폰에 미치지 못한다는 시각이 많다.
IT전문매체 씨넷은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S23 울트라와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인 아이폰15 프로맥스가 촬영한 이미지를 비교한 뒤 아이폰의 손을 들어줬다.
씨넷은 “갤럭시S23 울트라는 지나치게 화면의 채도를 높이는 등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이미지 처리가 부자연스럽게 나타날 때가 있다”며 “아이폰15 프로맥스가 찍은 사진이 좀더 사실적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갤럭시S23 울트라는 아이폰15 프로맥스보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뒤처지지만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더 나은 점이 많다.
갤럭시S23 울트라는 △쿼드렌즈 △10배줌 망원렌즈 △S펜을 탑재하고 있다. 아이폰15 프로맥스가 △트리플렌즈 △5배줌 망원렌즈 △애플펜슬 미탑재로 구성돼 있다는 점과 비교하면 갤럭시S23 울트라는 더 충실한 구성을 갖추고 있는 것에 더해 가격도 저렴한 만큼 하드웨어 측면에서 앞서 있다고 볼 수 있다.
갤럭시폰이 상대적으로 하드웨어에 강점을 갖고 있는 한편 소프트웨어 부문에 약세를 보이는 것은 스마트폰 사업을 이끄는 노태문 사장의 경력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노 사장은 1997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3팀에 몸담은 이후 대부분의 경력을 하드웨어 개발을 하면서 보냈다. 선행H/W개발2그룹장, 개발2실장 등을 거치면서 여러 하드웨어 개발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갤럭시S 시리즈 이후 지금까지 나온 모든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 개발에 참여해 ‘갤럭시 마스터’로도 불린다.
▲ 갤럭시S23 울트라의 모습. <삼성전자>
노 사장이 하드웨어 부문을 중심으로 경력을 쌓아온 만큼 소프트웨어에는 약점을 보인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노 사장은 올해 6월 삼성전자 뉴스룸을 통해 “모바일 산업, 특히 스마트폰 분야에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이미 서로 매우 긴밀하게 상호 작용하여 사용자에게 최적의 성능과 기능을 제공한다고 믿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구글 등 글로벌 IT기업들과 인공지능 관련 협력을 넓혀갈 것으로 예상된다. 챗GPT 등을 비롯한 생성형 인공지능은 하드웨어를 통해 받아들인 데이터를 통합 및 가공해 소프트웨어 기능을 보완할 수 있다.
노 사장은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챗GPT 기술을 모바일 장치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보고 있다”며 “챗GPT에 국한하지 않고 인공지능 전반에 걸쳐 선두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아마존, 메타 등과 신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노 사장의 노력은 내년 1월에 출시될 것으로 전망되는 갤럭시S24 시리즈에서 빛을 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갤럭시S24 시리즈는 전작인 갤럭시S23 시리즈와 비교해 AI기능이 대폭 강화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팁스터(IT정보유출자) 아이스유니버스는 갤럭시S24 시리즈를 놓고 “다양한 AI기능이 새롭게 추가됐다”며 “갤럭시S24는 AI폰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라고 말했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