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의 재연임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DGB금융지주 다음 회장에 외부 출신이 오를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DGB금융지주와 인연이 있는 관료 출신 인사와 경북지역 출신 금융권 인사들이 다음 회장 후보 물망에 오르내린다.
▲ 8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지주가 다음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하는 가운데 DGB금융지주와 인연이 있는 관료 출신 인사와 경북지역 출신 금융권 인사들이 다음 회장 후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
8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지주 다음 회장 후보로
황병우 DGB대구은행장과 함께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 원장, 이경섭 전 NH농협은행장,
김도진 전 IBK기업은행장 등 외부 인사가 거론되고 있다.
황병우 행장은 내부 출신으로 유일하게 다음 회장 후보로 꼽힌다.
보통 부회장을 두지 않은 금융지주에서는 은행장이 차기 회장 후보로 여겨진다. 김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 2020년 DGB금융지주 다음 회장 후보군에는 당시 김 회장과 임성훈 대구은행장, 유구현 전 우리카드 대표이사 등 3명이 이름을 올렸다.
다만 황 행장은 올해 1월 취임해 그룹을 이끌기에는 다소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다.
황 행장은 1967년 경상북도 상주에서 태어났다. 성광고등학교와 경북대학교에서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경북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구은행 계열사인 대구은행 금융경제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해 대구은행에서 DGB경영컨설팅센터장, 기업경영컨설팅센터장, 본리동지점장을 지냈다.
김 회장이 2018년 5월 취임한 뒤 지주로 자리를 옮겨 비서실장, 경영지원실장 겸 이사회 사무국장, 그룹 미래기획총괄 겸 경영지원실장, 그룹 지속가능경영총괄 겸 ESG전략경영연구소장을 역임했다.
권혁세 전 금감원장은 고위 관료 출신으로 DGB금융지주 사외이사를 지냈다는 점에서 다음 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태어난 곳도 대구고 김 회장의 경북고 1년 후배이기도 하다. 외부 인사지만 DGB금융지주와 접점이 꽤 많은 셈이다.
DGB금융지주가 2020년 최종 후보군에 선정했던 유구현 전 우리카드 대표도 대구고등학교와 계명대학교를 졸업한 대구 출신이다.
권 전 원장은 1956년 대구에서 태어나 금융위원회 상임위원과 사무처장, 부위원장을 거쳐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제8대 금감원장을 지냈다.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분당갑 선거구에 출마했지만 낙선했고 현재 법무법인 율촌 고문으로 일하고 있다. DGB금융지주에서는 2020년 3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일했다.
이경섭 전 NH농협은행장,
김도진 전 IBK기업은행장 등은 경북지역 출신 금융권 인사라는 점에서 DGB금융지주 회장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이 전 행장은 1958년 경북 성주에서 태어나 대구 달성고와 경북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김 전 행장은 1959년 경북 의성에서 태어났다.
이 전 행장은 2018년 DGB금융지주 회장 공모에 지원한 적도 있다.
이밖에 4대 금융지주 부회장 등도 DGB금융지주 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사실상
김태오 회장의 재연임에 반대 의사를 나타내면서 DGB금융지주 다음 회장에 외부 출신이 오를 수 있다는 쪽으로 무게추가 기울고 있다.
금융권은 당초 김 회장의 재연임 가능성이 낮지 않다고 바라봤다. 그룹 내부에서는 김 회장을 이을 만한 인물이 딱히 없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회장의 나이는 만 67세를 넘길 수 없다’는 DGB금융지주 내부규범에 따라 현재로서는 재연임이 불가능하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DGB금융지주 이사회가 김 회장의 재연임을 위해 내부규범을 바꿀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 이복현 금감원장은 5일 ‘비대면 금융사고 예방 추진을 위한 협약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김태오 회장의 재연임에 부정적 의견을 내보였다. 사진은 이 원장이 '비대면 금융사고 예방 추진을 위한 협약식'에서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 |
하지만 이 원장이 이런 가능성을 사실상 완전히 차단하면서 김 회장의 재연임도 불가능하게 됐다.
이 원장은 5일 ‘비대면 금융사고 예방 추진을 위한 협약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열린 이후 현재 회장의 연임이 가능하도록 (내부규범을) 바꾸는 것은 축구를 시작한 뒤 중간에 규칙을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DGB금융지주의 노력을 봤을 때 그렇게 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DGB금융지주는 4월에 이 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배구조 선진화 금융 포럼’을 열고 ‘모범적 지배구조 정립’을 약속하기도 한 만큼 이 원장의 발언을 그대로 흘려듣기가 어렵다.
DGB금융지주는 9월25일 김 회장의 임기 만료 6개월을 앞두고 다음 회장 선임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경영승계 절차는 6개월 동안 진행되는데 최종 회장 후보는 12월쯤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회장은 현재 만 68세로 다음 회장에는 도전할 수 없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