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서호성 케이뱅크 대표이사가 올해 안으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기 위한 밑그림을 구체화하고 있다. 신사업 진출과 함께 고객 수 확보에도 속도를 내며 시장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상황을 엿보는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고객 수 900만 명을 넘어서며 성장세에 발판을 놓은 케이뱅크가 자동차금융이라는 기존 인터넷은행이 진출하지 않은 분야에 도전장을 냈다.
▲ 서호성 케이뱅크 은행장이 올해 안에 기업공개를 추진하기 위해 기업가치를 올리기 위한 토대를 구체화하고 있다. |
케이뱅크는 최근 자동차 대환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카드사와 캐피탈사에서 자동차를 구매하기 위해 받은 대출금 전액을 케이뱅크 대출로 바꿀 수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케이뱅크가 대환대출 상품 흥행을 자신할 수 있는 이유로 금리를 꼽는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지며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심화했다. 이에 미국 금융당국이 금리를 꾸준히 올려왔고 자동차금리도 상승했다.
2022년 1월 신차를 기준으로 약 2.7%였던 자동차 할부금융 평균 금리는 2023년 1월 6.9%까지 올랐다.
케이뱅크는 이에 신차 대환기준 최저금리 4.75% 제시했다. 국내 2금융권과 비교해 약 1%포인트 이상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와 캐피탈사 상품의 최저금리 평균인 6.1%와 비교해도 낮은 금리다.
케이뱅크는 자동차대출 할부기간도 10년까지 보장하기로 했다. 기존 업계가 약 5년을 보장하는 것과 비교하면 2배 차이가 난다. 금리에서도 할부기간에서도 케이뱅크가 충분히 경쟁력을 갖춘 셈이다.
국내 자동차할부금융 취급액 규모는 약 2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케이뱅크가 실적 성장을 하기 좋은 분야일 수 있다.
2금융권 자동차대출을 이용하는 고객들도 케이뱅크로 옮기게 된다면 1금융권을 이용하게 된다. 신용관리 차원에서도 대환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여겨진다.
1금융권인 4대 시중은행들은 금리 상승이 이어지며 올해 상반기 자동차대출 잔액을 4천억 원 이상 줄인 것으로 알려져 1금융권 안에서는 케이뱅크가 가장 활발히 활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 케이뱅크가 신사업으로 진출한 자동차금융에서 흥행하게 된다면 향후 기업공개에서 성장성을 더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
케이뱅크는 올해 안으로 신차 구매, 중고차 조회와 구매를 위한 자동차대출 원스톱 서비스 출시를 위한 준비도 하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서 행장이 자동차대출 상품의 흥행을 통해 기업공개 추진 시점을 저울질할 것으로 바라본다.
케이뱅크는 앞서 3월 추진하던 기업공개를 포기했다. 케이뱅크가 원한 기업가치인 7조 원을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다음 기회를 노리기로 한 것이다.
그 뒤 기업공개 시장이 얼어붙으며 약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케이뱅크의 기업공개는 계속 미뤄졌다.
서 행장의 거취가 불투명하다는 점도 기업공개를 늦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케이뱅크의 모회사 KT는 지난 8월30일 새 대표로 김영섭 후보자가 취임했다. 김 대표는 취임 직후인 1일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 사장, 강국현 커스터머부문장 사장, 신현옥 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을 보직 해제하는 등 인사 조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KT가 대대적 조직개편을 취할 가능성이 높아 올해를 마지막으로 임기가 끝나는 서 행장의 연임 여부가 불투명할 것으로 바라본다.
다만 서 행장이 올해 자동차금융 사업 흥행과 기업공개 추진이라는 2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내게 된다면 향후 연임을 결정지을 수 있을 큰 성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