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3-09-05 16:4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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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최근 코스피시장 이전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엘앤에프와 포스코DX의 주가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두 기업 모두 올해 2차전지 모멘텀에 힘입어 주가가 크게 오른 뒤, 비슷한 시기에 이전상장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포스코DX 주가가 최근 연달아 최고 수준을 경신하고 있는 반면 엘앤에프 주가는 다소 힘이 빠진 모습이다.
▲ 최근 포스코DX 주가는 코스피 이전상장 추진 계획을 전후로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포스코DX 주가는 전날과 같은 5만8200원에 장을 마쳤다.
앞서 18일 2만9450원에 거래를 마친 포스코DX 주가는 21일부터 9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코스피 이전 상장 소식이 공식적으로 나오기 전인 8월21일(11.9%)를 시작으로 강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이날까지 12거래일 동안 97.6%나 치솟았다. 포스코DX 주가는 28일~31일에 이어 4~5일 장중 52주 신고가를 새로 쓰면서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포스코DX의 코스피시장 이전상장 기대감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DX는 23일 이사회에서 코스피시장 상장을 위한 코스닥시장 상장폐지 안건을 임시 주주총회에 상정하기로 했다. 앞서 7월 이전상장 검토소식에 이어 이전상장 추진을 공식화했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코스피시장 이전상장을 추진한다고 밝힌 엘앤에프 주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포스코DX가 주가가 90% 이상 가까이 오르는 동안 엘앤에프(0.0%) 주가는 상승분을 반납하며 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 수익률(5.0%)을 밑돌았다.
엘앤에프는 8월18일 코스피 이전상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후 8월28일 이전상장 추진을 공식화했다고 밝혔다.
이에 17일(6.82%) 기대감에 올랐던 주가는 다음날(-7.05%) 상승분을 반납했다. 28일(7.71%)에도 급등했지만 30일(-7.40%) 다시 급락하는 등 단기성 호재에 그친 모습이다.
▲ 포스코DX와 엘앤에프의 하반기 주가 추이.
이처럼 주가 방향이 갈리면서 포스코DX가 시총 순위에서 엘앤에프를 추월하기도 했다. 포스코DX는 주가 급등세에 힘입어 8월말 엘앤에프를 제치고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4위 자리에 올랐다.
두 기업 모두 올해 2차전지 모멘텀이 힘을 얻을 때 주가가 급등하며 몸값을 불렸고, 비슷한 시기에 코스피 이전상장을 추진하고 있지만 최근 주가는 다르게 움직이는 셈이다.
엘앤에프는 2차전지 양극재 전문기업이다. 포스코DX는 포스코그룹의 정보기술(IT) 자회사로 올해 포스코그룹주가 2차전지 모멘텀에 힘입어 주가가 급등할 때 함께 주목을 받았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코스피 이전상장은 자체로는 주가부양 효과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앞서 올해 코스피시장에 이전 상장한 SK오션플랜트(4월19일, 0.2%), 비에이치(6월20일, -13.0%), NICE평가정보(8월8일, -17%) 주가가 이전상장에 대한 기대감에 앞서 오른 뒤, 이전상장 뒤에는 전과 크게 다르지 않거나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는 점도 이전상장 자체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이에 포스코DX의 최근 주가급등은 이전상장 효과와 더불어 수급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투자자별로 살펴보면 외국인투자자가 21일부터 이날까지 포스코DX 주식 184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개인투자자 119억 원어치에 더해 주가 강세를 이끌었다.
특히 외국인투자자는 최근 포스코DX주가가 5% 이상 급등한 8월21일(348억 원어치), 8월25일(85억 원어치), 8월28일(190억 원어치), 8월31일(740억 원어치), 9월4일(382억 원어치) 순매수에 나서면서 공매도에 대한 숏 커버링(주가가 기대와는 달리 올랐을 때 억지로 주식을 사서 갚는 것) 매수세가 유입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주가 급등에 따라 포스코DX 공매도 잔고는 8월22일 기준 437억 원에서 8월24일 982억 원으로 빠르게 늘어났다. 하지만 주가 급등세가 이어지자 공매도 잔고는 8월31일 기준 668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분기 기준 포스코DX 실적은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137% 늘어나는 등 실적 개선폭이 컸던 반면 엘앤에프는 95% 급락하면서 시장의 예상을 밑돌았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엘앤에프는 2분기 실적부진의 주요 원인이 전체 매출에서 25%를 차지하는 제품 양극재에 사용되는 리튬가격의 예상치 못한 급락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며 "하반기에도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나 내년부터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