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양회와 한일시멘트가 하반기에도 실적이 엇갈릴까?
쌍용양회와 한일시멘트는 시멘트업계 1, 2위를 차지하는데 각각 해안가와 내륙지방에 거점을 두고 있어 상반기 실적에서 명암이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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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동철 쌍용양회 사장(왼쪽)과 곽의영 한일시멘트 사장. |
지난해 주택시장이 호조를 보인 덕에 시멘트업계가 당분간 수혜를 입겠지만 두 회사의 실적은 앞으로도 희비가 교차할 확률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쌍용양회와 한일시멘트가 2분기에도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쌍용양회는 2분기에 영업이익 858억 원을 거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4% 급증했다. 하지만 한일시멘트는 2분기에 영업이익 372억 원을 거둬 지난해 2분기보다 22% 줄었다.
쌍용양회와 한일시멘트는 1분기에도 각각 흑자와 적자를 내 실적이 대비됐는데 2분기에도 비슷한 흐름을 보인 것이다.
두 회사의 실적이 갈리는 이유는 두 회사의 시멘트 생산공장이 자리한 위치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쌍용양회는 동해와 영월에 시멘트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해안사로 분류된다. 한일시멘트는 단양과 평택에 시멘트 생산공장이 있어 내륙사로 분류된다.
정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쌍용양회는 해안사 특유의 장점을 살려 해외 수출물량을 내수물량으로 돌려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호황을 보인 주택분양 시장이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가면서 국내 시멘트 수요가 많아지자 쌍용양회가 해외수출 물량을 내수로 전환해 수익성을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시멘트 내수 판매단가는 톤당 6만6617원으로 지난해 6만7302원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수출 판매단가는 상반기에 톤당 3만9412원으로 지난해보다 가격이 8.2% 하락했다.
이에 따라 쌍용양회는 지난해 말 수출매출비중이 전체매출의 20%를 차지했지만 올해 상반기에 14.4%까지 내려가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쌍용양회는 하반기에도 실적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정 연구원은 “쌍용양회가 규모의 경제 효과와 원가절감 효과에 힘입어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일시멘트는 당분간 부진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일시멘트는 올해 주택착공물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생산량이 늘어나 깜짝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됐지만 2분기 연속으로 시장에 실망을 주는 실적을 발표했다”며 “한일시멘트가 성신양회와 아세아시멘트 등 내륙사들과 공통적인 시멘트 단가인하 압력을 받아 당분간 저조한 실적을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