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해외 양극재 업체들이 본격적인 증설에 나서면서 글로벌 양극재시장의 경쟁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3일 “유럽과 미국의 삼원계 양극재시장은 한국업체들이 주도해왔으나 글로벌 경쟁강도가 2~3년 내에 급격히 상승했다”며 “양극재 업체들의 중장기 마진율 상승에 압박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해외 양극재 업체들의 증설 본격화에 따라 글로벌 양극재시장의 경쟁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벨기에 양극재업체 유미코어는 2022년 폴란드에 신규 양극재 공장 가동을 시작한 데 이어 캐나다 온타리오에 15억 달러를 투자해 전구체(양극재 중간소재)·양극재 공장을 신설한다.
글로벌 1위 화학업체인 바스프는 그동안 일본 토다(Toda)와 합작법인 BTBM을 통해 일본과 중국에서 양극재 사업을 해왔다.
BTBM은 일본 내 생산능력(캐파)을 2025년까지 연산 6만 톤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게다가 독일에 최초로 전기차 약 40만 대에 공급 가능한 생산능력을 지닌 양극재 공장을 열었다.
바스프는 캐나다 퀘벡에 약 10만 톤 규모의 전구체·양극재 공장을 신설하기 위해 부지를 매입하기도 했다.
XTC, Lico 등 중국업체들은 프랑스업체와 합작법인을 통해 양극재 공장을 프랑스에 건설한다. 이스프링(Easpring)은 최근 핀란드 국영업체인 피니시머티리얼(Finnish Material)과 핀란드에 6만 톤의 NCM(니켈, 코발트, 망간), NCA(니켈, 코발트, 알루미튬) 양극재 공장 건설을 확정했다.
한 연구원은 “CATL, EVE 등 중국 배터리업체들의 유럽 삼원계 배터리 공장이 2025년부터 본격 가동되기 때문에 공급 물량도 확보돼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중국 롱바이(Ronbay)는 한국 내 1공장에 이어 2공장 증설을 시작했고 2025년까지 10만 톤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을 세웠다. 최근 국내 공장만 분할해 기업공개(IPO)를 하겠다고도 발표했다.
한 연구원은 “중국의 삼원계양극재업체들의 시가총액은 약 3조~4조 원 수준이며 유미코어, 스미토모메탈마이닝의 시가총액은 각각 8조 원, 11조 원”이라며 “한국 양극재업체들이 미국 시장에 확보된 물량으로 증설을 빠르게 해 해외 경쟁업체들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고 이를 근거한 높은 가치평가(밸류에이션)도 타당하지만 현재 프리미엄 규모는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바라봤다.
22일 기준으로 한국 양극재업체들의 시가총액을 살펴보면 에코프로비엠이 33조 원, 포스코퓨처엠이 각각 33조9천억 원, 엘앤에프 7조7천억 원 수준이다.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