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올해 하반기 출시할 금융 상품의 흥행을 바탕으로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앞서 토스뱅크는 지난 7월 월별 기준으로 순이익 흑자 전환에 처음 성공했다. 규모는 약 10억 원 수준이다.
토스뱅크는 이번 흑자 전환이 출범한 지 22개월 만이고 한 차례 중단됐던 대출 영업을 재개한 지 19개월 만의 성과라고 설명했다.
토스뱅크는 “현금흐름과 재무적 요소들을 고려할 때 큰 외부 변수가 없다면 이번 흑자 전환이 올해 3분기 흑자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경기 침체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건전성과 손실흡수능력 확보에 온 힘을 쏟으며 수익성에 바탕을 둔 경영 안정성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인터넷은행의 성장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되는 고객 수 확보에도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다.
토스뱅크는 올해 7월 말 기준 고객 수 700만 명을 돌파했다. 일평균 1만1천 명의 신규 고객이 유입되고 있으며 실사용 고객도 76%에 달한다.
다만 경쟁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가 약 2100만 명의 고객 수를 확보하고 있고 케이뱅크가 약 900만 명의 고객 수를 기록하고 있어 아직 격차는 크다.
그러나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2017년부터 본격적 영업을 시작해 이제 6년을 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22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토스뱅크의 고객 수 성장세는 상당히 가파른 것으로 여겨진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실적 성장을 두고 “인터넷은행 가운데 가장 후발주자인 토스뱅크가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보다 고객의 신뢰와 성원 덕분”이라며 “이에 보답하기 위해 새롭게 밝힌 기업 미션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새로운 은행 경험’을 실천하며 성장성과 안정성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토스뱅크의 모회사 비바리퍼블리카의 이승건 대표이사는 2019년부터 토스뱅크의 흑자전환 시기를 2023년으로 예상해 왔다. 올해 토스뱅크는 흑자전환을, 토스증권은 손익분기점 도달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러나 이번 토스뱅크의 월 흑자전환과 3분기 흑자 달성 전망에도 토스뱅크의 연간 흑자전환 목표 달성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금융업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토스뱅크가 앞서 2023년 1분기 순손실 280억 원을 거뒀기 때문이다.
토스뱅크가 7월 거둔 월 순이익 10억 원을 하반기 내내 거둔다고 해도 손실을 다 메우지 못한다.
사실 토스뱅크뿐 아니라 모기업인 비바리퍼블리카도 연간 순이익을 낸 적이 아직 없다. 비바리퍼블리카는 2013년에 설립돼 10년이 지나도록 한 차례도 연간 순이익을 낸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바리퍼블리카가 그동안 토스뱅크, 토스증권, 토스페이먼츠, 알뜰폰, 모빌리티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실적 개선보다는 확장에 더 무게를 뒀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이사가 2023년 목표로 토스뱅크의 흑자전환과 토스증권의 손익분기점 달성을 꼽았다. 사진은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이사.
이에 비바리퍼블리카는 2022년 매출 1조1888억 원, 영업손실 2472억 원, 순손실 3709억 원을 거뒀다. 2021년과 비교해 매출은 52.25% 늘었으나,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37.64%, 71.71% 급증했다.
다만 금융업계에서는 토스뱅크가 올해 흑자전환을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그 가능성은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토스뱅크가 1분기 순손실 280억 원을 내긴 했지만 2022년 1분기와 비교하면 순손실이 74% 급감했다.
토스뱅크의 순손실 폭 급감은 중저신용자대출 비중이 금융업계 최고 수준인 42%를 넘어서며 대손충당금으로 760억 원을 적립한 가운데서 이룬 성과라 더 눈길을 끈다.
토스뱅크가 올해 하반기 출시를 예고한 상품들이 흥행한다면 흑자전환 목표 달성에 더 근접할 수도 있다.
토스뱅크는 하반기 광주은행과 손잡고 상생모델인 전월세자금대출 ‘공동대출’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토스뱅크의 여신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며 이자이익 규모와 여신 안정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은행 가운데 토스뱅크가 가장 먼저 내놓은 글로벌 자산관리(WM) 사업도 순항하고 있다. 7월 말 기준으로 누적 판매액 2조5천억 원을 넘었으며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파트너를 확장하고 있다.
토스뱅크는 “올해 하반기에 최근 취득한 외환 라이선스를 바탕으로 한 외환 사업까지 진출해 고객들의 금융 니즈를 통합 충족할 수 있는 은행으로 자리 잡겠다”고 말했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