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3-08-09 17: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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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글로벌 수준의 지속가능경영을 적극 실천하며 차별화된 공유가치창출 사업 모델을 지속 발굴하겠다”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이사가 2022년도 정기주주총회에서 CJ대한통운의 ESG경영 강화를 약속하면서 한 말이다.
▲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이사가 ESG경영강화 공약을 지킬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ESG평가에서 종합등급이 한단계 하락했는데 최근 친환경 경영 행보를 적극 알리며 하락했던 환경 부문 등급 상승을 꾀하는 모습이다. 사진은 강 대표가 2021년 친환경 릴레이 캠페인에 참여한 모습. < CJ대한통운 >
임기 만료를 앞둔 강 대표가 CJ대한통운의 ESG 종합등급을 만회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강 대표의 약속에도 CJ대한통운의 ESG 종합등급은 2022년도 한 단계 하락한 상황이다.
9일 CJ대한통운에 따르면 최근 자원선순환 체계 구축, 재생용지 활용, 수소 모빌리티 전환, 물류센터 폐기물 재활용 등 다방면의 친환경 경영활동을 알리며 ‘친환경 물류기업’ 이미지 구축에 힘쓰고 있다.
CJ대한통운이 이날 발간한 ‘2022 지속경영가능보고서’에는 ESG경영 고도화를 위한 강 대표의 의지가 엿보인다. 이번 지속경영가능 보고서에 활용된 ESG경영 평가지표는 348개로 지난해보다 69개가 늘어났다.
또한 CJ대한통운이 지난해 말 물류업계 최초로 기후변화대응보고서를 발간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 실현을 선언한 것도 강 대표의 친환경 경영강화 의지로 읽힌다.
CJ대한통운의 친환경 경영행보는 지난해 ESG 종합등급 하락에 환경 부문이 영향을 미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국기업지배구조연구원은 CJ대한통운의 2022년도 ESG평가에서 종합등급을 A에서 B+로 한단계 낮췄다. 환경 부문과 지배구조 부문이 각각 B+, B등급으로 하락한 영향이 컸다. 이들은 2021년도까지만 해도 A등급을 유지하고 있던 부문들이었다.
다만 친환경 경영행보와 별개로 지배구조 부문의 스코어 회복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CJ대한통운은 ESG평가에서 지배구조 부문에서 스코어 27.9%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CJ대한통운은 서면투표제, 집중투표제 등을 채택하지 않고 대표이사와 이사회의장이 분리되지 않았는데 이는 기업지배구조 모범 규준과 차이가 있다.
CJ대한통운에 대한 ESG 평가는 강 대표의 재임기간 늘 관심을 받는 이슈였다.
CJ대한통운은 강 대표의 부임 직전 ‘택배기사 과로사’ 사고가 일어나면서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은 적이 있다. 이로 인해 2020년도 ESG평가에서 CJ대한통운의 사회책임 부문 등급이 ‘B+’ 등급에서 ‘B’등급으로 하향 조정되기도 했다.
강 대표는 CJ제일제당 대표이사 재직시절 ESG평가에서 CJ제일제당을 전 부문 ‘A’로 끌어올리며 ESG경영에서 수완을 보여줬다. CJ대한통운 대표이사 발탁 당시 ESG경영 강화 차원의 인사라는 말이 나온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취임 이후 ESG경영위원회를 설치하고 실적발표회 자료에서 ESG경영 관련 내용을 반영하는 등 발빠른 대응을 통해 CJ대한통운의 ESG 종합등급을 B+에서 A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다만 강 대표의 ESG위원회 활동 관련 아쉬운 부분도 눈에 띈다. 2022년 11월7일 열린 CJ대한통운의 ESG위원회에서는 △ESG경영 전략체계 변경 △기후변화 대응 로드맵 구축 △ESG평가사 대응 강화 전략 수립 등이 다뤄졌는데 강 대표는 당시 위원회에 불참한 것이다.
CJ그룹 차원에서 ESG경영을 강화하는 추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ESG경영 성과는 강 대표에 대한 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21년 3월 대표이사에 선임된 강 대표의 임기는 2024년 3월까지로 CJ대한통운의 ESG평가를 높일 수 있다면 연임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 CJ그룹은 2021년도부터 손경식 CJ대표이사 회장의 신년사를 시작으로 그룹차원에서 ESG경영에 힘을 주고 있다. 손경식 CJ 대표이사 회장 겸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지난해 11월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2년도 제2차 ESG 경영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CJ그룹은 손경식 CJ 대표이사 회장 명의로 발표한 2021년도 신년사에서 ESG를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언급한 뒤 ESG를 주요 경영화두로 삼고 있다.
다만 그룹 차원의 노력에도 CJ그룹 상장사의 ESG 종합평가 등급은 이전보다 낮아졌다.
2022년도 ESG 종합등급에서 CJ, CJCGV, CJ대한통운, CJENM 등 4곳은 B+등급으로 지난해보다 한단계 씩 모두 내려갔다.
강 대표는 2021년도 CJ그룹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2021년 3월 CJ대한통운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강 대표와 2011년 지주사 CJ에서 대한통운 인수업무를 맡고 이후 경영혁신(PI) 추진실장을 지내는 등 CJ대한통운과 깊은 인연을 이어왔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