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보익 LX세미콘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차량용 디스플레이 구동칩을 통해 중장기적 성장동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반도체 설계기업(팹리스) LX세미콘이 주력 시스템반도체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수요가 줄며 실적 부진에 빠졌다.
손보익 LX세미콘 대표이사 사장은 성장세가 둔화되는 모바일과 TV 시장의 의존도를 서서히 줄여나가면서 새로운 성장사업으로 사업다각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3일 LX세미콘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손 사장은 차량용 디스플레이 구동칩 분야에서 차세대 먹거리를 찾는데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손 사장이 차량용 디스플레이 구동칩 분야에 힘을 주는 것은 정체를 보이는 모바일과 TV 산업과 달리 전기차와 자율주행 시대를 맞아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이 성장하고 있어서다.
한국디스플레이 산업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은 2022년 88억6천만 달러(한화 약 11조4천억 원)에서 2027년 126억3천만 달러(약 16조3천억 원)으로 연평균 7.8%의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성장세는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이 확산하면서 자동차에서 운행정보와 오락 콘텐츠를 전달하는 인포테인먼트 기능이 강화함에 따라 차량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의 대형화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손 사장은 전방산업인 차량용 디스플레이 산업이 성장하는 것을 고려해 LX세미콘의 차세대 먹거리로 차량용 디스플레이 구동칩에 힘을 실을 채비를 하고 있다.
손 사장은 지난해 8월 대표 직속 연구개발 담당 조직에 ‘오토(Auto)개발 담당’을 신설하고 차량용 디스플레이구동칩 개발에 힘써왔다.
차량용 디스플레이구동칩은 자동차 전동화가 진행되면서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디스플레이 시장조사기관인 유비리서치 이충훈 대표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과거에는 아날로그 방식의 계기판을 썼지만 최근에는 자동차에 전동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면서 운전석뿐만 아니라 센터페시아(운전석과 보조석 사이 컨트롤 패널)와 보조석까지 차량에 탑재되는 디스플레이의 크기와 종류가 다양해지고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에 따라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구동하기 위한 디스플레이구동칩 시장도 확대돼 관련 밸류체인에 얽혀있는 기업들이 수혜를 받을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
▲ 다양한 차량용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자동차 모습. < LG디스플레이 > |
LX세미콘이 차량용 디스플레이 구동칩체 힘을 주려는 것은 주요 전방산업인 모바일과 TV 시장 침체에 따른 실적 부진과 관련이 있다.
LX세미콘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4545억 원, 영업이익 78억 원을 거뒀다. 2022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4.1%, 영업이익은 92.9% 줄었다.
이런 부진은 모바일 시장 침체와 TV 시장의 액정표시장치 고객사들의 감산 여파에 따라 디플레이구동칩 수요가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손 사장은 향후 주력제품인 디스플레이구동칩을 공급하는 고객사의 범위를 넓히고 다변화하고 사업 영역을 넓혀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경영전략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초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 스마트폰 패널용 디스플레이구동칩을 개발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진 것도 고객사 다변화의 일환으로 읽힌다.
범LG그룹으로 분류되는 LX세미콘은 주로 LG디스플레이와 협력을 이어왔는데 고객사 범위를 넓힌 것이다.
또한 LX세미콘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차량용 반도체의 일종인 전력관리반도체(PMIC)와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배터리관리시스템(BMS)용 반도체 등의 개발에도 더욱 속도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LX세미콘은 자율주행차와 스마트홈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설계하는 기업 텔리칩스 지분을 지난해 상반기 확보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다변화에 필요한 기반을 다져뒀다.
LX세미콘 관계자는 “LX세미콘은 전기차와 자율주행 시장의 성장세를 눈여겨보고 있다”며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와 방열기판, 전력관리반도체, 배터리관리시스템 등 관련 밸류체인의 성장세에 올라타 실적 반등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