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다각화 기반 마련
손보익은 신성장동력 마련 등을 위해 사업 다각화에 역량을 쏟고 있다.
LX세미콘은 디스플레이구동칩 의존도가 높아 전체 매출에서 디스플레이구동칩의 비중이 90% 가까이 된다. 이 때문에 디스플레이 업황 변화에 지나치게 민감하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목되고 있었던 만큼 디스플레이구동칩 이외의 다른 사업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일이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LX세미콘은 성장 잠재력을 지닌 분야의 자산을 인수하거나 관련 기업의 지분을 취득하며 사업 다각화의 발판을 다지고 있다.
전기차 관련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되는 전력반도체 분야도 사업 다각화의 유력한 후보군이다. LX세미콘은 방열기판 생산을 준비하며 전력반도체와 시너지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LX세미콘은 2022년 6월8일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약 9900㎡ 부지에 지상 2층 규모의 방열기판 생산을 위한 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방열기판은 전자제품을 가동할 때 발생되는 열을 빠르게 외부로 방출시키는 부품이다.
최근 전기차 등 친환경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고전력 반도체 사용이 확대되면서 방열기판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앞서 LX세미콘은 지난 2021년 일본 방열소재 업체인 ‘FJ 컴포지트 머티리얼즈’ 지분 30%와 유·무형 자산을 70억 원에 인수하며 방열기판 사업 진출을 준비해 왔다.
LX세미콘은 방열기판 생산과 함께 차세대 전력반도체를 개발해 친환경 자동차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운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지분 취득을 통한 전략적 협력관계도 강화하고 있다.
LS세미콘은 2022년 5월17일 텔레칩스 주식 151만5천 주를 약 268억 원에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텔레칩스 지분 10.93%를 확보했다.
텔레칩스는 자율주행차와 스마트홈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를 개발하는 팹리스다. LX세미콘은 텔레칩스와 협업을 통해 차량용과 가전용 시스템온칩(SoC)과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사업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텔레칩스는 자동차 AVN(Audio/Video/Navigation), 디지털 콕핏용 AP 등을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는 데다 최근에는 차량용 반도체 기술도 확보하고 있다”며 “LX세미콘과 텔레칩스의 협업은 제품 다변화를 이룰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바라봤다.
△LX세미콘 코스피 이전 상장
LX세미콘은 2022년 11월3일 코스피시장에 새 둥지를 틀었다. 2010년 6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지 약 13년 만에 이전 상장을 한 것이다.
앞서 LX세미콘은 2022년 9월23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코스닥 상장 폐지와 코스피 이전 상장을 승인하는 의안을 통과시켰다.
LX세미콘 측은 “기업 가치와 신뢰도 향상을 위해 코스피로 이전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LX세미콘 실적 증가
LX세미콘이 좋은 실적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LX세미콘은 2022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1193억 원, 영업이익 3106억 원을 냈다. 2021년과 비교해 매출이 11.6% 늘며 역대 최대 매출을 냈다. 영업이익은 16.0% 줄었지만 어려운 업황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2021년에는 연결기준 매출 1조898억 원, 영업이익 3696억 원을 거뒀다.
LX세미콘은 2020년 연결기준 매출 1조1618억 원, 영업이익 942억 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LX세미콘 역대 처음으로 1조 원대를 기록했고 영입이익도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손보익의 대표이사 취임 이전인 2016년 LX세미콘 실적은 매출 6100억 원, 영업이익 506억 원 수준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이뤄낸 셈이다.
LX세미콘이 계열 분리 전 LG그룹에 있을 때인 2020년 연말인사에서 손보익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것은 이런 공로를 인정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LX세미콘은 수익성이 높은 올레드(OLED)패널용 디스플레이구동칩 공급을 확대해 수익성을 높인 것으로 분석됐다.
2020년 들어 코로나19로 TV 수요가 늘고 세계적으로 시스템반도체 공급부족 현상이 발생해 수혜를 보기도 했다.
디스플레이구동칩은 액정 디스플레이(LCD)패널, 올레드패널 등의 디스플레이 화소를 제어하는 데 사용된다.
TV 수요 증가로 디스플레이구동칩 수요가 증가한 가운데 반도체 공급부족 상황이 이어지면서 LX세미콘 등이 디스플레이구동칩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 ▲ 손보익 LX세미콘 대표이사 사장(왼쪽)이 2022년 12월1일 이장우 대전시장을 만나 대전지역 나노반도체 사업 육성을 위해 협력하기로 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전시> |
△LX세미콘 대표이사 선임
손보익은 LX세미콘 대표이사로서 시스템반도체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손보익은 2015년 6월 LX세미콘(당시 실리콘웍스)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되며 처음 LX세미콘에 발을 들였다.
LX세미콘은 2015년 7월 LG전자의 시스템IC사업부문 가운데 디스플레이구동칩 설계사업 관련 자산 및 인력을 영업양수 형태로 인수했다.
이후 손보익은 2017년 3월 주주총회를 통해 LX세미콘(당시 실리콘웍스) 대표이사가 됐다.
LX세미콘은 2017년 초부터 BOE와 CSOT 등 중국 디스플레이기업에 LCD패널용 디스플레이구동칩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LG디스플레이 등 LG그룹 계열사에 매출 대부분을 의존하는 가운데 고객사 다변화에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받았다.
LX세미콘은 2018년 5월 LG전자에서 올레드TV용 타이밍콘트롤러칩(T-Con)사업도 인수했다. 타이밍콘트롤러칩은 디스플레이에 들어온 영상신호를 디스플레이구동칩이 화상으로 표현할 수 있게끔 가공해 전달하는 반도체를 말한다.
△LG전자 시스템반도체 연구개발 주도
손보익은 LG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연구개발을 이끌었다.
특히 2010년대 중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개발 프로젝트를 주도했던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AP는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시스템반도체를 말한다. 스마트폰기업은 대부분 퀄컴 등 외부 팹리스로부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공급받는다.
그러나
구본준 LG 부회장이 2011년 LG전자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LG전자 자체적으로 AP 개발을 추진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주요 부품을 내재화한다는 방침이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손보익은 2013년 영국 반도체 설계자산기업 ARM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등 기술 확보에 주력했다. 그 결과 LG전자는 2014년 10월 중급 스마트폰 LG G3스크린에 자체 AP 뉴클런를 탑재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이후 LG전자는 중급 스마트폰뿐 아니라 프리미엄 제품에도 적용할 수 있는 고성능 AP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다.
다만
구본준 부회장이 2016년 LG로 다시 자리를 옮기고 손보익도 LX세미콘으로 이동하면서 LG전자 자체 AP 프로젝트는 동력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 ▲ 손보익 LX세미콘 대표이사 사장(가운데)이 2022년 11월15일 임직원들과 서울 강남구 양재천 주변에서 플로깅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 LX세미콘 > |
△LX세미콘이 걸어온 길
LX세미콘의 전신인 실리콘웍스는 1999년 설립됐다. 당시 LG반도체가 현대전자로 합병돼 하이닉스반도체가 설립됐는데 이때 LG반도체 연구원들이 따로 나와 회사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은 2014년 실리콘웍스 최대주주였던 코멧네트워크로부터 실리콘웍스를 인수했다.
실리콘웍스는 2015년 LG전자의 디스플레이구동칩 설계사업 관련 자산 및 인력을 영업양수 형태로 인수했다.
2018년에는 LG전자에서 올레드TV용 타이밍콘트롤러칩사업도 인수했다.
2021년 5월 LG상사(현 LX인터내셔널), LGMMA(현 LXMMA), LG하우시스(현 LX하우시스), 판토스(현 LX판토스) 등과 함께 LG에서 분할돼 신설 지주회사 LX홀딩스 산하로 편입됐다.
실리콘웍스는 2021년 7월 LX세미콘으로 이름을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