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민은행이 사상 최고 실적으로 ‘리딩금융’ 전장에서 KB금융지주를 유리한 고지로 밀어 올렸다.
이재근 행장은 ‘고객 접점’을 내세우며 영업력을 강화했는데 부동산 경기 회복과 맞물리면서 가계대출이 증가세로 돌아서 이같은 성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탄탄해진 영업기반을 바탕으로 수익성에서도 국내 최고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국민은행이 사상 최고 실적으로 KB금융의 리딩금융 싸움을 유리하게 이끈 가운데 순이익 1위 타이틀도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이재근 국민은행장. |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사상최대 실적으로 KB금융의 ‘리딩금융’ 싸움을 유리하게 이끌고 있다.
국민은행은 전날 상반기 순이익으로 1조8585억 원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지난해보다 7.7% 늘어난 것이며 사상 최대 실적이기도 하다.
예대마진에서 비롯하는 이자이익이 4조8103억 원으로 8.3% 늘어난 가운데 수수료이익도 5973억 원으로 8.8% 증가해 고른 성장을 보였다.
국민은행이 핵심계열사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결과 KB금융 실적도 힘을 받았다. 덩달아 KB금융이 올해 1분기에 되찾은 ‘리딩금융’ 타이틀을 유지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순이익 측면에서도 1위를 노리고 있다.
KB금융은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12.2% 늘어난 2조9967억 원이었다. 시장예상인 2조8523억 원을 웃돌았다.
2분기만 떼어놓고 보면 KB금융 순이익은 1조4991억 원으로 에프엔가이드 추정 신한지주의 1조2382억 원보다 높다.
KB금융이 시장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낸 데에는 순이자마진(NIM) 상승와 함께 오름세로 돌아선 가계대출이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실적이 예상을 넘어선 주된 부분은 순이자이익이다”며 “가계대출 수요가 소폭 회복되며 원화대출 성장률이 1.1%를 기록했고 특히 은행 NIM이 지난분기보다 6bp(1bp=0.01%포인트) 오른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바라봤다.
▲ 국민은행의 순이자마진은 대출 성장 등에 힘입어 개선됐다. < KB금융그룹 > |
국민은행의 6월 말 기준 원화대출 규모는 이 연구원의 말대로 330조 원으로 3월 말보다 1.1% 가량 증가했다.
1분기에 2.2% 감소했던 가계대출이 2분기 들어 0.4% 성장으로 돌아서며 전체 대출확대를 이끌었다. 기업대출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늘었다.
KB금융도 “가계대출은 높은 금리수준과 더딘 수요 회복으로 전반적 부진이 이어지며 지난해 말보다 1.8% 감소했다”며 “2분기에는 주택담보 및 전세자금대출 수요 회복으로 역성장 압력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에서 고개를 들며 대출 수요가 어느 정도 회복됐다는 것이다.
국민은행 관점에서는
이재근 행장을 중심으로 영업력 강화에 힘을 쏟아 온 것이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은 은행권에서 처음 영업시간을 연장하는 '9to6 점포'를 도입하고 모바일 앱인 KB스타뱅킹인 월간이용자수(MAU) 증가에 힘을 쏟는 등 소비자 접점 늘리기에 공을 들여왔다. 올해 핵심 경영방향 첫 줄도 ‘고객접점 강화’였다.
이 행장은 “KB국민은행의 진정한 강점은 고객님들의 상황에 맞게 이용할 수 있는 ‘KB스타뱅킹’ 금융플랫폼과 전문 상담이 가능한 전국영업점에 있다”며 “KB국민은행을 언제 어디서나 빠르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고객접점 경쟁력’ 강화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국민은행의 모바일 뱅킹앱 KB스타뱅킹 MAU는 6월 말 기준 1152만 명으로 지난해 1천만 명을 돌파한 뒤 더 늘었다. 시중은행 모바일 앱 가운데 MAU가 1천만 명을 넘기는 것은 국민은행이 유일하다.
9to6 점포는 만족도가 매우 높았고 ‘계속 운영해야 한다’는 답변이 97%에 이른다는 설문도 나왔다.
국민은행이 이 같은 흐름에 올라타 리딩금융 타이틀을 획득하는 동시에 순이익 1위 타이틀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국민은행은 전통적 리딩뱅크로 꼽혔지만 지난해 순이익 측면에서 하나은행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올해 1분기에도 국민은행은 순이익 9315억 원을 거두면서 하나은행(9707억 원)에 뒤쳐졌다.
하나은행이 판매관리비 등을 공격적으로 줄여나갔고 영업이익을 보면 영업규모 면에서 국민은행이 여전히 앞서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순이익 1위가 아니라는 점도 껄끄러운 점이다.
현재 시장 전망은 국민은행에 미소짓고 있다.
시중은행 실적이 모두 시장 예상을 넘길 것이란 전망 속에서도 KB금융 실적이 비교우위를 가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은행별로는 KB금융과 기업은행의 컨센서스 상회 폭이 가장 크게 나타날 것이다”고 내다봤다.
상반기 리딩금융 향배는 27일 결정된다.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나란히 이날 실적을 발표한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