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극적으로 화해했다.
박삼구 회장은 그동안 앞길을 가로막았던 ‘박찬구 리스크’에 벗어나 그룹 재건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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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11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따르면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금호터미널의 금호기업 흡수합병 등기가 12일 이뤄진다.
금호터미널과 금호기업의 합병 등기는 당초 6월27일로 예정돼 있었지만 한달 반 이상 미뤄졌다. 이를 두고 금호석유화학의 문제제기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그동안 각종 소송을 통해 싸움을 벌여왔던 금호석유화학그룹과 화해하면서 금호기업과 금호터미널의 합병도 일사천리로 이뤄지게 됐다.
금호터미널과 금호기업 합병법인의 이름은 금호홀딩스로 정해졌다. 박삼구 회장과 김현철 금호터미널 대표이사의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꾸려진다.
금호홀딩스 지분은 박삼구 회장이 26.09%, 박세창 금호아시아그룹 전략경영실 사장이 19.88% 등 박 회장 일가가 45.97%를 보유하고 있다.
이로써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삼구 회장 일가→금호홀딩스→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추게 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금호홀딩스는 자체사업으로 터미널사업을 꾸려 나가면서 금호산업과 금호고속 등을 자회사로 보유하는 안정된 지주회사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아울러 그룹의 지배구조 확립과 재무안정성 확보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홀딩스가 출범하면 현재 추진 중인 금호타이어 인수작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고속 인수도 추진하고 있는데 금호고속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모태인 만큼 상징성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인수가격은 4천억 원가량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금호터미널은 지난해 9월 사모펀드 칸서스KHB에 3900억 원을 받고 금호고속을 매각했다. 당시 2년3개월 안에 되살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부여받았다.
금호터미널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대우건설 지분을 담보로 채권을 발행해 헤지펀드 등에 판매해 1500억 원을 마련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이 조만간 시작되는 금호타이어 인수전에서도 이런 방식으로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우리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지분을 42.1%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지분가치는 7천억~1조 원가량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