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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김주현 '무게감'으로 채운 1년, 외유내강 리더십으로 시장 평형추 역할

김환 기자 claro@businesspost.co.kr 2023-07-11 15: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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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1954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주현</a> '무게감'으로 채운 1년, 외유내강 리더십으로 시장 평형추 역할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1일로 취임 1주년을 맞았다. 김 위원장은 임기 내내 금융시장 안정에 집중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1주년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서울 한 새마을금고를 찾아 예금을 드는 모습. <금융위원회>
[비즈니스포스트]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취임 1주년에 즈음해 새마을금고 이슈로 동분서주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7일 1주년 기자간담회 뒤 서울 한 새마을금고를 찾아 직접 예금보호한도 5천만 원을 넘어서는 예금을 들었다. “재산상 손실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금융위 소관도 아닌 곳의 안정성을 보증하고 시장불안을 진정시키는 데 집중했다.

금융권은 김주현 위원장의 이날 행보를 색다른 모습으로 보지 않았다. 11일로 취임 1주년을 맞이한 김 위원장은 임기 내내 조용히 국내 금융시장을 바람에 흔들리지 않게끔 온 힘을 다해 왔기 때문이다.

◆ 최우선 목적은 금융시장 안정

“최근 경제 금융여건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7월11일 취임사 첫 마디로 ‘금융시장 불안정’을 삼았고 이에 따라 금융시장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노력해 왔다.

지난해 금융시장 상황은 그만큼 어려웠다. 각국 정부가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시장에 푼 유동성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했고 이는 기준금리의 공격적 인상을 이끌었다.

그 가운데서도 지난해 10월 김진태 강원도지사 입에서 시작된 ‘레고랜드’ 사태는 기업 자금줄을 옥좼고 이에 올해 초 미국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사태가 더해지며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졌다.

금융위는 이 때문에 50조 원을 넘는 유동성공급과 부동산 PF 대주단 출범 등 불안 잠재우기에 온 힘을 기울였다. 그 결과 김 위원장 1주년 성과 첫 줄에 자리한 것도 ‘금융안정’이었다.
 
김 위원장은 “레고랜드 사태와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시장불안 요인에 선제적이고 과감히 대응했다”며 “그 결과 국내 금융시장이 빠르게 안정세를 회복했다”고 바라봤다.

금융시장은 실제로 최근 안정되고 있어 김 위원장의 말이 자화자찬으로만 들리지는 않는다.

금감원 자료를 보면 올해 5월까지 일반회사채 발행규모는 27조886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19조8180억 원)보다 40.7% 늘었다. 신용스프레드도 한은 통계를 보면 지난해 최고점이었던 12월의 167bp(1bp=0.01%포인트)의 절반 이하(6월, 80bp)로 내려왔다. 

막혔던 기업 자금줄이 뚫리고 있는 셈이다. 나아가 금융시장은 최근 새마을금고 예금인출 사태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김 위원장 보증뿐 아니라 은행을 통해 새마을금고에 유동성을 긴급수혈했고 그 결과 새마을금고 예금인출 사태가 벌어진 7월 첫째 주 회사채 스프레드(3년물, AA등급)은 오히려 내렸다.
 
금융위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1954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주현</a> '무게감'으로 채운 1년, 외유내강 리더십으로 시장 평형추 역할
김주현 금융위원장(오른쪽)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왼쪽)이 6월15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존재감'보다는 '무게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에 가려져 존재감이 없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임기 내내 ‘윤석열 사단의 막내’와 ‘검사 출신 최연소 금감원장’의 수식어를 지닌 이복현 금감원장에 존재감이 밀린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게다가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 책사’ 출신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마저 ‘은행권 제도개선 TF’나 ‘청년도약계좌’ 같은 금융위 주요 이슈를 직접 도맡아 김 위원장의 존재감이 더 옅어졌다는 시각마저 나오기도 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존재감’은 밀릴지 몰라도 ‘무게감’은 확실히 드러내 왔다. 애초에 ‘전면에 자주’ 나서지 않았을 뿐 할 말은 하고 오히려 수장으로서 중심을 잡아 왔기 때문이다.

당장 이 원장이 올해 들어 공매도를 재개하겠다는 말로 논란에 휩싸이자 김 위원장은 곧바로 이를 바로잡았다.

김 위원장은 “우리나라 경제 규모와 자본시장 발전 방향을 보면 국제 기준에 맞지 않는 것들을 고쳐나가야 한다”며 “공매도도 그 가운데 하나이며 그런 점에서 공매도도 언젠가 정상화해야 한다는 데 많은 사람이 공감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감원이 지나치게 은행권에 상생금융 압박을 가하면서 통화정책이 무력화돼 한국은행과 정부 사이 마찰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올 때도 소방수로 나섰다.
 
김 위원장은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엇박자라는 이야기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중앙은행과 정부가 너무 잘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거침없는 말로 ‘존재감’을 과시해온 이 원장에게 힘을 실어주면서도 불협화음은 확실히 차단하는 모습을 보여준 셈이다. 이에 이 원장의 존재감과 김 위원장의 무게감이 잘 맞아 떨어진다는 평가도 심심찮게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 원장과 11일 취임1주년을 맞아 만찬회동을 가진 뒤 하반기에도 긴밀한 관계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내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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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금융위원장이 7일 취임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 '존재감' 필요한 금산분리

“특히 (금융업이) 불필요하거나 차별받는 부분, 금산분리와 전업주의 등 과거의 전통적 틀에 얽매여 구애받지 않고 과감히 개선하겠습니다”

김 위원장은 취임사부터 ‘금산분리’를 화두로 던졌고 이를 위한 금융혁신에도 힘써왔다. 취임 3일 뒤에는 금융규제혁신회의도 곧바로 출범시켰다.

그만큼 김 위원장의 몸은 금융안정에 있더라도 시선은 금산분리를 향해 있었다.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금융위 금융산업 혁신 추진방향 첫 줄도 금산분리였다.

김 위원장은 “금융과 비금융 사이 융합으로 새롭고 혁신적 서비스가 출시될 수 있도록 금산분리 및 업무 위탁과 수탁 규제를 정비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안정과 달리 금산분리는 찬반이 엇갈리는 주제인만큼 ‘무게감’보다도 시장을 설득하기 위한 ‘존재감’이 필요한 과제다.

금산분리의 첫발로 평가받는 알뜰폰 사업과 관련한 반발이 대표적이다. 

김 위원장은 국민은행의 ‘리브엠’이 계속해서 영업할 수 있는 길을 터 줬는데 은행이 부수업무로 알뜰폰 사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된 것을 두고도 시장의 반발이 존재하는 상태다.

그 동안 금융당국 내부에서 시장 평형추 역할을 해 온 김 위원장이 새 과제를 받아든 셈이다. 금융위는 3분기 안으로 금산분리와 관련한 정비안을 내놓는다. 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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