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은행이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강승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30일 “글로벌 기축통화국인 미국의 긴축 재가속화가 없다는 가정 아래 하반기 물가가 안정된 이머징 국가들을 시작으로 글로벌 통화정책 전환이 나타날 것이다”고 내다봤다.
▲ 한국은행이 물가 둔화 흐름에 힘입어 통화정책 기조를 물가 안정에서 경기 부양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연합뉴스> |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를 따라 기계적으로 움직이던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자국의 물가상황을 기준으로 상반된 통화정책을 펼치고 있다.
물가 상승률이 반등하고 있는 호주와 캐나다, 영국, 노르웨이 등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가 다시 금리를 인상하거나 인상폭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물가 상승률 둔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베트남과 중국, 브라질 등은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하거나 올해 안에 금리를 인하하겠다는 뜻을 내보이고 있다.
강 연구원은 “지난해 인플레이션의 주된 요인이던 공급 교란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며 “이런 점을 감안할 때 하반기 물가가 안정된 이머징 국가들을 중심으로 통화정책의 우선 순위가 물가에서 경기로 이동할 것이다”고 바라봤다.
특히 한국의 물가 상승률은 통화긴축을 다시 가속화하고 있는 국가들과 비교해 안정적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물가 상승률은 5월에 3.3%로 둔화됐고 6~7월에 2%대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반기 물가의 불확실성 요인이던 3분기 전기요금도 동결됐고 4분기에도 내년 국회의원 선거를 감안해 동결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앞두고 정부 인사들은 하반기 경제정책의 기조가 물가안정에서 경기부양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조속한 경기 반등을 위해 수출·투자 촉진과 내수·지역경제 활성화 등 경제활력 제고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은 물가 반등으로 통화긴축 정책을 재가속화하는 국가들 보다 물가 안정 이후 경기에 집중하는 국가들과 비슷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조승리 기자